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세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난 들꽃들은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지만, 그 자체로 빛나며 작은 생명력을 발산한다. 공기 중에서 반짝이는 먼지들은 마치 햇빛에 반사된 별처럼 그 순간의 평온함을 장식하고, 창 너머로 보이는 검게 휘어진 철도와 그 곁의 상가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들은 마치 일상의 소박한 풍경화처럼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동안, 이 세상은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형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생각해 보면, 이 얼마나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상인가.
아이들은 이러한 세상의 작은 풍경 속에서 자신들만의 세상을 창조해 낸다. 이름조차 모르는 들꽃에게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꽃말을 지어주며 그 의미를 부여하고, 바람이 불며 흩날리는 먼지의 리듬을 따라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 어른들이 간혹 '작고 하찮다' 여기는 것에서조차 아이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며 그것을 상상력으로 채운다. 그들은 언젠가 다가올 막연한 미래의 행복이나 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충만함을 더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을 진정으로 누릴 줄 아는 존재로,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아이들이 느끼는 현재의 풍요로움은 우리가 배워야 할 삶의 태도이자, 어쩌면 진정한 행복의 비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