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토-3
밤은 여전히 특유의 가식적인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었다. 밤의 의미를 되새기는 거창한 담소들 사이로 사람들의 뒷담화와 인맥을 쌓으려는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고 싶지 않았다.
“데이지, 나 갈게.” 내가 말했다.
“알렉토, 이런 밤은 중요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 벌써 가면 안 돼.”
“새로운 사람 따위 필요 없어. 사실, 사람 자체가 필요 없어.”
“알렉토, 넌 사람이 필요해, 얘야. 안 그러면 돈을 못 벌어.”
“상관없어. 어느 정도까지는 돈 때문에 썼지만, 그 이후부터는 단어들이 밖으로 터져나오고 싶어 해서 쓴 것뿐이야. 데이지, 난 더 이상 이 밤을 견디지 않을 거야.”
“알렉토, 나이가 몇인데 그 버릇없는 행동은 여전하니. 넌 돈이 필요하고, 아무리 부정해도 넌 돈을 사랑해. 이제 와서 작가 정신이 신성하다느니, 단어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느니 하는 헛소리는 집어치워. 그냥 웃으면서 내가 소개해 줄 사람들과 대화나 해.” 그녀는 마치 남의 집에서 말썽을 피운 아이를 꾸짖는 엄마 같은 말투로 말했다.
데이지에게 대꾸할 기회도 주지 않고 그곳을 벗어나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 가버린다면 뒷감당이 더 힘들 것 같았다.
내가 버릇이 없는 걸까? 맞다. 그럼 내가 돈을 사랑하는 걸까? 아니. 데이지가 틀렸다. 아니면 내가 틀린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늘 밤 이곳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었던 그 모습들이 사실은 나의 그림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