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린- 3
시간이 나에게선 그 어떤 것도 바꾸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다. 알고 보니 시간은 나를 서서히 모두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내가 들려줄 이야기는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마치 모두를 목적지로 데려다줄 기차에 태워 보내고, 나 홀로 뒤에 남겨져 손을 흔들고 있는 기분이다. 나를 위한 기차가 과연 오기는 할는지, 전혀 알 수 없다.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동안, 나는 온 힘을 다해 새로운 패배들을 수집하고 있다.
문득 알렉토가 인터뷰에서 했던 이 문장이 떠오른다. "작가가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누구나 성공할 수 있죠. 저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얼마나 큰 오해인가. 평범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얼마나 은밀한 오만인가. 나는 알렉토를 동경하고 그처럼 되고 싶지만, 이 문장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만약 그가 내 삶을 직접 겪어봤다면, 자신의 삶에 대해 넘치도록 감사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