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토와 에이린

에이린-4

by 베르나


​가족의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보호 본능으로 포장된 지배욕은 때때로 우리의 자아를 보이지 않게 만들곤 한다. 오늘 저녁, 우리 부모님이 그랬던 것처럼.


​“에이린, 너도 이제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잖니. 작가가 되겠다는 꿈은 이제 그만 접어야 해. 네 힘으로 당당히 서야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어머니가 그 유명한 잔소리의 불씨를 지폈다.


​“네 엄마 말이 맞다. 도대체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어린애처럼 구는 거냐. 네 친구들은 벌써 직장도 있고 집이랑 차도 샀어, 결혼까지 한 애들도 있고. 그런데 넌 아직도 꿈 타령이나 하고 있니.” 아버지가 거들었다.


​“죄송해요. 하지만 이 꿈을 포기할 수는 없어요.” 이 말은 마치 요즘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대사 같았다.


​“늘 똑같은 소리구나. 포기할 수 없다니, 원... 교육을 그렇게나 받았는데도 안 되는 걸 보면 너에겐 재능이 없는 거야. 이제 좀 알아들어라. 내 친구 녀석이 비서를 구한다더구나. 가서 면접 볼 수 있게 약속 잡아두마.”


​“아빠,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아뇨, 전 아무도 만나지 않을 거예요. 저 재능 있어요. 제 머릿속에 어떤 세계들이 있는지 아빠는 모르시잖아요. 곧 공모전이 있어요, 거기 참여할 거예요.”


​“머릿속에 세계가 있다고? 그 세계들이 너한테 돈을 벌어다 주지는 않는다.” 아버지가 화를 내며 말씀하셨다.


​나는 눈물을 참으며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 면접 꼭 가야 해!” 등 뒤로 아버지의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방으로 들어와 알렉토의 책을 손에 쥐었다. 나의 안식처가 되어준 그 문장들을 읽고 또 읽었다.



""​당신들은 모두가 같은 길로 가기를 원하지만, 나는 왼쪽 모퉁이를 돌아 나만의 길을 헤맬을 것이다.

당신들은 우리가 늘 그대로이길 원하지만, 나는 계절마다 변하는 저 나무가 될 것이다.당신들은 내가 흑 아니면 백이길 원하지만, 나는 회색으로 남을 것이다.

이것은 나의 삶이다.나는 나 자신이 될 것이기에.""


​이 말은 이제 나의 안식처가 아닌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 나로서 남기 위해, 나 또한 스스로 책임을 져야만 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