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그 의뢰인 아니 나
사실 그 의뢰인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드는거다.
분명 가짜같지 않은 가짜라고 했지만
양심에 찔리는 누군가는 이거 가지고 흥분할 수 있다.
명예도 없는 것들이
명예를 들먹이며
명예훼손이라고 한다.
명예는 사람의 존경으로부터 나오는 거지
너희 같은 사람들에게 존경할 명예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운 좋아서
세상 잘 만나서
마이크 샌델이 말한 우연으로
승승장구한것 뿐이다.
그러면 그 운을
정의를 위해 쓸줄 알아야지.
아직도 지들이 잘라서
그런 줄 알고
자기만의 '스카이 캐슬' 속에 살면서 사람을 부리고
불법을 저지르고 명예를 말한다.
그들이 운운하는 명예는 도대체 무엇이냐.
법을 모르면서 워낙 좋아하는 양반이어서
사실 나에게 닥쳐올 일들이 겁나긴 한다.
그래도 어쩌냐.
망한 변호사지만 나도 변호사이다.
맞서고 싸워야 한다면
그래야 한다.
그런데 타고난 쫄보라서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우야튼.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이다.
빠른 결론이지만 나는 그들로부터 실직당했다.
당시에는 분노했고 노력했던 것들이 무너져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직도 헷갈리는 건
내가 짤려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제라도 정의로워 지기위해 이렇게 흥분하는 건지
내가 괴로워 하는 포인트는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 나의 고백으로
누군가는 9시 뉴스에 등장할 것이고
세상은 조금 더 정의로워 질 수 있다.
다만 내가 이 싸이코패스 스릴러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고 겁이난다.
오늘은 더이상 용기가 안난다.
그리고 오늘은 그 의뢰인에 대해 말하기 전에 못난 '나'에 대해서 애기하고 싶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