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특수강도 무죄받은 사례

믿어주지 않는 세상에서, 진실을 증명해야 했던 남자

by 백수웅변호사

새벽의 숙소, K씨는 낡은 침대 위에 앉아 한참을 눈을 감지 못했다. 먼 나라에서의 여섯 해, 건설 현장의 굉음 속에서도 버텼던 그는 이제 ‘특수강도 피고인’이라는 낯선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피해자와 술자리를 가진 뒤 차량으로 이동했다. 잠시 실랑이가 있었고, 그 일은 순식간에 범죄로 바뀌었다.


피해자는 K씨가 흉기로 위협해 휴대전화와 가방, 현금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K씨의 말은 달랐다. 그는 “휴대전화 속 사적인 사진을 삭제하려 했을 뿐”이라며, 폭행이나 강도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기관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그의 진술은 처음부터 신뢰받지 못했다. 경찰과 검찰은 피해자의 진술만을 토대로 사건을 기소했고, 객관적 증거 확인조차 없이 그를 범인으로 단정했다. 그 순간, K씨의 억울함은 절벽 끝에 내몰린 듯했다.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놓친 조각들을 다시 모으기 시작했다. 사건 현장을 직접 찾아 동선을 재구성하고, K씨의 진술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를 하나씩 검증했다. 피해자의 진술과 실제 시간대가 엇갈린다는 점을 밝혀내며, 변호인은 반박의 실마리를 쥐었다.


결정적인 단서는 금융거래내역이었다. 피해자가 “강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던 바로 그 시각, 오히려 피해자 자신이 K씨에게 돈을 송금한 내역이 남아 있었다. 변호인은 이 자료를 법정에 제출하며 피해자 진술의 모순을 지적했고, 피해자는 그 이유를 끝내 설명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K씨가 사건 직후부터 ‘휴대전화 속 사진을 지우면 모든 물건을 돌려주겠다’고 일관되게 말해온 점, ▲피해자가 사건 시각에 송금한 객관적 내역이 존재하는 점 등을 근거로, ‘재물을 빼앗을 불법영득의 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K씨는 ‘특수강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무면허운전과 출입국관리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편견 속에 묻힐 뻔한 진실을 다시 세상 위로 끌어올린 의미 있는 사례였다.


법률사무소 어스는 이 사건을 통해, 신분이나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진실은 언제나 증거 속에 숨어 있고,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변호인의 사명임을 잊지 않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사례였다.


판결이 끝난 뒤, K씨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이제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은 긴 어둠 끝에서 비로소 만난 새벽 같았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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