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불법 채권 추심 위협을 받고 있다면

빛을 돌려받는 데에는 늘 시간이 필요했다

by 백수웅변호사

K군이 처음 한국의 겨울을 만났던 날, 그는 유학생 신분으로서의 불안과 설렘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저녁, 길가의 미끄러운 노면에서 벌어진 작은 접촉사고가 그의 삶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상대 차량의 파손은 경미했지만, 그는 보험 처리 절차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상대방은 “합의금이 필요하다”고 거칠게 몰아붙였고, K군은 자신의 미숙함이 더 큰 문제로 번질까 두려웠다.


그때였다. SNS 메시지함으로 낯선 사람이 연락을 보내왔다. “급하게 필요하다고? 금방 빌려줄 수 있어.” 단순히 합의금만 마련하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 믿었던 K군은, 요구된 신분증 사진과 연락처를 아무 의심 없이 전송했다. 그러나 돈이 입금된 순간부터 그의 핸드폰에는 협박성 메시지가 쏟아졌다. 약정된 이자는 순식간에 몇 배로 불어났고, 갚지 못하면 신분증을 유포하겠다는 말까지 이어졌다. 유학생 신분의 K군에게 그것은 사회적 죽음과 다름없었다.


그는 점점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낯선 번호로 오는 전화는 심장이 내려앉는 소리를 동반했다. 강의실에서는 교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밤이 되면 언제든 누군가 문을 두드릴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두려웠던 것은, 이 모든 상황이 자신이 만든 실수의 대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전환점은 경찰서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끝에, K군이 결국 법률 상담을 요청하면서 찾아왔다. 상담실에 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하던 그에게 변호사는 먼저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이건 빚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이 범죄의 피해자입니다.”


불법 사채, 협박, 개인정보 유포 위협, 무등록 대부… 변호사는 K군이 받았던 메시지 하나하나를 증거로 정리하며 사건의 실체를 천천히 그려냈다.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점은 오히려 가해자에게 불리한 증거였고, SNS를 통한 대출 광고는 명백한 범죄 행위였다. K군은 그제서야 자신의 두려움이 근거 없는 것이었음을 이해했다. 법은 그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이미 마련해 두고 있었다.


고소장은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협박죄와 불법 채권추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무등록 대부업 위반, 대부업법 개정 규정까지—가해자는 여러 조항에서 동시에 처벌 가능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시의 접촉사고 합의 과정에서 K군이 이미 ‘처벌불원서’를 받아 형사 문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벌금형 이후에는 체류 자격 연장도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결국 그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던 것은 사고가 아니라, 그 틈을 파고든 불법 사채 조직이었다.


경찰 수사는 빠르게 진행됐다. 계좌번호 조회로 가해자의 실명이 드러났고, 대포폰 개통 내역에서 브로커의 존재까지 확인되었다. 몇 주 뒤, 가해자는 구속되었고 브로커 역시 공범으로 수사를 받게 되었다. K군은 비로소 핸드폰의 진동에 깜짝 놀라지 않는 밤을 다시 맞이하게 되었다.


어느 봄날, 그는 조용히 학교 도서관 창가에 앉아 있었다. 합의금 문제도, 체류 자격 문제도, 사채 조직의 위협도 모두 정리되었다. 긴장으로 얼어붙었던 어깨가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자신의 불안한 시간을 돌아보았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패배가 아니라,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일이라는 사실을 조금 늦게 깨달았을 뿐이었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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