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난민소송 승소의 비밀

난민불인정 행정소송 시, 고민해야 할 내용

by 백수웅변호사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같은 이야기를 두 번 연속으로 하지 못했다.

말을 잇다 멈추고, 잠시 천장을 바라보다가, 전혀 다른 장면으로 건너뛰었다. 질문이 잘못된 것인지, 기억이 흐트러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일을 설명하려 애쓰고 있었고, 그 노력 자체가 이미 고통이라는 사실이었다.


난민소송에서 피고가 가장 손쉽게 겨누는 칼날은 언제나 같다.

“면접 당시 진술과 지금의 말이 다릅니다.”

이미 기록으로 굳어진 문장을 앞에 두고, 사람의 기억을 재단하는 일은 너무도 간단해 보인다. 소송 단계에서 이 모순을 해소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이 싸움은 언제나 불리하게 시작된다.


그러나 기록 바깥에는 늘 맥락이 있다.
그 사건에서 우리는 의료기록을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체포와 조사 과정에서의 폭행, 이후 나타난 발작 증상, 뇌파검사 결과, 정신과 소견서. 진단명은 차갑게 적혀 있었지만, 그 의미는 명확했다.


외상이 반복적으로 재현될 경우 기억 회상과 일관된 진술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그는 형사재판에도 출석하지 못했고, 판결문은 나중에 전해 들은 조각난 정보에 불과했다.


법원은 기록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세부적인 날짜와 경로가 흔들린 이유를, 거짓이 아니라 충격의 결과로 보았다. 난민신청인의 궁박한 처지, 시간의 간극, 언어와 문화의 차이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했다. 결국 남은 것은 하나였다. 그가 왜 도망쳐야 했는지에 대한 핵심의 이야기였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통역이 문제였다.
공항 면접, 난민면접, 이의신청 면접. 질문은 짧았고, 답변은 더 짧게 정리되어 있었다. “누구에게 돈을 주었는가”라는 질문 하나가, 통역과 요약을 거치며 전혀 다른 문장으로 남아 있었다. 법원은 조서의 형식 자체를 들여다보았다. 축약된 문장, 통역 과정의 오차 가능성,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루어진 본격적인 진술. 그 불일치는 지엽적인 것이었고, 중심을 무너뜨릴 만큼 결정적이지는 않았다.


이 모든 판단의 밑바탕에는 하나의 오래된 법리가 놓여 있었다.
진술은 세부가 아니라 핵심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원칙. 박해의 공포, 돌아갈 수 없다는 확신,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감각. 법원은 반복해서 그 기준을 상기시켰다. 모순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전체 이야기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승소한 사건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은 분명하다.
정치적 이유로 체포되고, 종교를 바꾸었다는 이유로 형사처벌의 위험에 놓이고, 국가가 외면한 폭력 속에 방치된 사람들. 사건의 유형은 달라도, 전략은 같았다. 국가정황 자료와 개인의 경험을 맞물리게 하고, 진술의 중심축을 끝까지 놓지 않는 것.


난민소송은 형식적인 문장으로는 결코 이길 수 없다.
재판부가 이미 익숙해진 주장 너머에서, 이 사건만의 질문을 꺼내야 한다. 기록의 모순이 아니라, 그 모순이 생겨난 이유를 설명하는 일. 그때 비로소 법은 문장을 넘어, 사람을 보게 된다.


결과는 조용히 정리된다. 처분은 취소되었고, 그는 더 이상 돌아가야 할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다.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삶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시간은 허락되었다. 난민소송의 승소란, 언제나 그런 회복의 최소한을 의미한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난민불인정 후, 행정소송 시, 어떤 주장을 해..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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