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보다 무거운 것, 체류의 시간 조사실 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금속 손
조사실 문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금속 손잡이를 잡고 들어선 순간, K씨는 자신이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천천히 떠올렸다. 한국에 온 지 3년째. 유학생 신분으로 강의실과 도서관을 오가던 일상은, 그날 밤의 짧은 충돌로 단숨에 무너졌다. 폭행. 단어는 짧았지만, 그 뒤에 따라붙는 결과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통역은 곁에 있었지만, 말은 마음처럼 나오지 않았다. “의도는 없었다”는 말과 “다툼이었다”는 설명 사이에서 뉘앙스는 번번이 잘려 나갔다. 조사관의 질문은 차분했지만, K씨에게는 모든 문장이 불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들렸다. 그때부터 그의 걱정은 처벌 그 자체가 아니었다. 벌금형 이상이 나오면, 한국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외국인에게 형사사건은 늘 두 개의 재판을 동반한다. 하나는 법원의 판결이고, 다른 하나는 출입국의 판단이다. 초범이라도 벌금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강제퇴거 또는 출국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형법 조문보다 더 현실적인 기준들이, 체류의 운명을 가른다.
사건의 쟁점은 단순했다. 다툼 끝에 발생한 단순 폭행. 다행히도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사건은 종결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합의는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었다.
외국인인 K씨가 혼자 피해자를 만나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출입국 문제까지 고려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그래서 변호사는 사건을 형사기록이 아닌 ‘체류의 이야기’로 다시 구성했다.
이 사건이 상습이 아니라는 점,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 회복을 진심으로 원한다는 태도를 중심에 두었다.
합의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었고, 사건은 비교적 이른 단계에서 정리되었다.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형사 절차는 끝났지만, 출입국 절차는 이제 시작이었다. 다만 결과는 달랐다. 피해 회복과 낮은 처분 수위는 체류 연장의 근거가 되었다.
K씨는 다시 강의실로 돌아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러나 그는 알고 있었다. 이 시간은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지켜낸 결과라는 것을.
외국인 형사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무죄를 다투는 것만이 아니다. 혐의를 부인할 수 없다면, 어떻게 끝낼 것인가가 삶을 좌우한다.
합의는 처벌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체류를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선택지일 수 있다.
그날 조사실 문을 나서며 K씨가 느꼈던 안도감은, 판결문이 아니라 시간의 무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본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 각색되었으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수정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사무소 어스에 문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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