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1월 3주 차 기록
이번 주에 우연히 보고, 듣고, 만든 것들을 기록합니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나만의 목소리를 세상에 내놓는 능동적인 창작자로서 살아보기 위한 작은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책을 틈틈이 읽었습니다. 이번 주에 읽은 부분에서는 지금 당장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습관 형성 방법이 제시되었어요.
어떤 습관이 자꾸만 지속하기 힘들다면 스스로에 대한 믿음, 즉 자신의 정체성을 재점검하라는 주장은 이번 주에 읽은 부분에서 좀 더 다양한 예시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루었는데요. 이를 통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는 것'으로 사고방식을 바꾸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책을 쓰고 싶다면 '어떤 사람'이 책을 쓰는지,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면 '어떤 사람'이 운동을 꾸준히 하는지 생각해 본 뒤, 내가 바로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러한 사람이 할 법한 행동을 실제로 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야기는 다른 자기 계발서에서도 이미 여러 번 나왔지만 이번에는 그냥 흘려듣는 대신 그동안 스스로에 대해 어떤 믿음을 갖고 있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챗지피티와 함께 이와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제가 만든 이 GPTS는 제가 입력한 문장을 토대로 솔직하고 실용적인 답변을 내놓은 뒤, 이 답변에 대해 나만의 대답을 생각해 보도록 추가 질문을 던지고, 필요하다면 제가 좋아하는 밴드의 노래 가사를 인용해도 된다는 설정을 가졌는데요.
책을 쓰는 사람은 어떤 정체성을 가진 인물인지 질문을 던졌더니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면서, '비틀즈도 처음에는 Love Me Do였지 A Day in the Life가 아니었다'라고 답변하더라고요. 간단하면서도 단번에 이해가 되는 예시라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비틀즈도 심플한 구성의 귀여운 사랑 노래를 만들고 부를 때까지만 해도 이 밴드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복잡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만들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르고, 그런 노래를 만들 자질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어떤 인생도 철저히 예상대로 움직일 리 없는데 저는 스스로에게 어떤 사람으로서, 어떤 인생을 살 수밖에 없으리라고 단언했는지 돌아보았습니다. 그런 건 못할 것이라고, 그런 기회가 올 리 없다고, 자격이 없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축시킨 적은 없었는지 말이에요. 아무리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더라도 이런 생각들은 삶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틈이 생길 때마다 고개를 들더라고요.
[Daniel Barada] how to achieve anything by lying to yourself.
무심결에 클릭한 위 영상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상은 몇 달 전부터 저의 유튜브 첫 화면에 간간이 떠오른 영상이에요. 왠지 어려운 내용을 말할 것처럼 보이는 썸네일, 상당히 긴 재생 시간에 압도돼서 그동안은 이 영상을 못 본 척 지나치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이 영상의 조회 수가 유난히 높은 이유가 좀 궁금하긴 해서 이번 주에는 위 영상의 앞부분을 조금 시청해 보았어요. 영상의 초반에는 여러 자기 계발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끌어당김의 법칙'과 관련하게 들리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새로운 습관을 익히려면 정체성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던 점과 연관성이 있어 신기했습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이를 전부 의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개인적으로 좀 어렵기만 해요. 진심으로 무언가를 바라고 구체적으로 꿈꾸면 어떤 상황에서든 예외 없이 그 소원이 이루어지리라고 믿기에는 너무 딱딱한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돌아보고, 그 믿음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은 지금의 제게 필요한 내용처럼 들렸어요.
나는 행운을 얻을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믿어버리면 어떤 상황을 맞이하든 그 믿음을 강화해 주는 사례에만 시야가 고정될 테고, 이런 경험이 누적되면 처음에는 그저 생각이었던 것도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좀 더 자유를 주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내가 나를 바라볼 때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고정관념 대신 새로운 각도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자유 말이에요.
이번 주에도 맛있고 귀여운 사물을 모델링 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같은 멋진 제품을 모델링 할 줄 안다면 훨씬 그럴듯해 보일 수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그래도 저의 관심사는 멋있고 세련된 쪽보다는 엉성하지만 귀엽고 맛있어 보이는 쪽으로 훨씬 기울어진 것 같아요. 아기자기한 것을 보거나 직접 만들 때가 정말 즐겁기 때문입니다.
창작은 즐길 수 있어야만 지속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주에도 귀여운 아이소메트릭 모델링을 시도해 보았어요. 구독하고 있던 블렌더 채널에서 최근에 멋있는 라멘 가게를 만드는 초보자 튜토리얼이 올라왔길래 도전해 보았습니다. 1시간 분량의 긴 영상이었는데 일단은 가게 외부를 만드는 지점에서 잠시 멈추었어요. 갑자기 개인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것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블렌더를 배우는 건 정말 재밌지만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는 건 언제나 저의 큰 고민거리였는데요. 이번 주에는 블렌더로 직접 만든 장면을 바탕으로 아주 짧은 영상을 만들어 게시하는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비틀즈도 처음에는 Love Me Do였지, A Day in the Life가 아니었다는 조언을 따라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주 간단한 로우 폴리 모델링을 시작으로 촬영, 편집, 자막까지 손을 대야 했으니 해야 할 일은 많았지만 그에 비해 결과물은 100%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완벽한 결과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일단 어설퍼도 첫 번째 영상을 업로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걸 자꾸 떠올렸습니다. 영상을 만드는 내내 엄청 몰입했을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것에만 집중하려고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제 취향을 반영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게 실제로 정말 재밌기도 했어요.
사실 유튜브 채널을 새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작년 11월부터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영상도 녹화하고 썸네일도 만들어두긴 했지만 막상 영상을 편집하고 대본을 완성하려니 너무 막막하고 부담스러워서 어느 순간 그만두었어요.
그때 계획했던 야심찬 계획에 비하면 이번 주에 만든 영상은 그저 농담거리 수준일 뿐이지만 그래도 일단 세상에 나와서 몇몇 사람들의 어느 한 일생에 잠깐이라도 머물렀다는 점을 생각하면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실제로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가 좋아하는 농담으로 구성된 영상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어요.
라디오에서 틀어준 노래 두 곡이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찾아 들었습니다. 요즘 자주 듣는 노래의 특성과 정반대되는 오래된 노래를 들으니 오히려 이러한 곡들의 매력이 훨씬 잘 와닿았어요.
시끄러운 노래는 요란한 방식으로 세상의 소음을 지워주기 때문에 듣다 보면 마음이 꽤 편안해지는데, 그에 반해 오래된 노래들은 구성이 꽤 심플하지만 악기 본연의 소리와 화음에 집중할 수 있어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안정감을 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복잡하고 화려한 쪽이든 간단하고 소탈한 쪽이든 각자 본연의 매력이 있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단순함의 매력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어마어마한 조회수, 요란한 노래,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에 자꾸만 관심이 가는 걸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무엇이든 전부 관심을 가져야만 완전히 충족되는 삶은 없을 테고, 그와 반대로 삶에서 많은 걸 덜어낼 때 오히려 충만해지는 경우는 꽤 많은데 눈앞에 있는 자극을 추구하며 살다 보면 이 점을 자꾸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오래된 노래를 좀 더 자주 듣다 보면 덜어냄의 충만함에 더욱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