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존재
아침부터 코피가 흐른다. 휴지를 한 칸 잘라 돌돌 말아 콧구멍에 넣었다. 조심해서 얼굴에 기초 화장품을 바르면서 엄마 간병 간 가족이 아무 소식이 없어 궁금하다. 암환자가 항암 중에 어딜 오냐고 하지만 그동안 함께 지내서 더 궁금하다.
암소식을 전하지 않았다면 더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셨을 것이다. 걷지 못해서 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는 없었다. 동네 공원산책으로도 행복한 가족이었다. 막내딸이 편하다고 오셔서 잘 지내셨다.
아픈 딸에게 부담을 줄까 봐 걱정을 하시더니 응급실로 급히 가야 했다. 호흡이 고르지 않아 집중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을 한다.
입원실에 들어가면서 살 만큼 살 앗고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없는데 왜 가냐고 말했다. 내 손은 잡은 엄마는 힘이 세다고 생각했다. 다시 나온다는 확신이 들었다.
중환자실에서 밤새 호흡을 연습한다. 잠을 못해 선망증세를 보인다. 담당의는 최악의 경우를 계속 말하고 있다. 사형제도 생각정리가 되지 않아 서로 정신 차리라고 말해준다.
6일 동안 힘든 중환자실에서도 정신은 놓지 않았다.
내가 항암 다녀온 날 엄마는 간호사 선생님한테 딸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모르는 전화를 받으니 엄마를 바꿔 주신다.
중환자실에서 항암부작용은 없는지 호흡을 몰아쉬며 물어본다.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일반병동에 와서 회복이 늦어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사형제는 간호를 위해 잠시 개인의 일상을 내려놓았다. 대충 감자 한 개 먹고 병원으로 향해 본다.
병실 앞 화장실에 삼 형제가 변기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엄마를 바라보고 있다.
땀을 흘리고 눈을 살짝 감고 있는 엄마가 보인다.
대변냄새가 온 병실을 진동한다. 고마운 냄새다. 안도한다. 이제 살았다.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꼭 안아준다.
"엄마 큰일 했어. 고마워"
천천히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함께 내어 보자고 말한다. 어지럽다고 하시면서 힘을 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