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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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다. 솔직한 마음으로 다가가 말을 꺼내도, 종종 오해가 생기곤 했다. 그래서일까. 가족에게도, 동료에게도, 친구에게도 나는 늘 경청하는 쪽에 머물렀다. 말보다 침묵이 더 익숙해져 버렸다.
표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웃는 순간도 있지만 무표정한 시간이 대부분이다. 문득 거울을 들여다보면, 무표정을 넘어 화난 얼굴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깨는 늘 긴장되어 있고, 힘이 빠질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특별히 힘든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내 얼굴은 좀처럼 밝아지지 않는다.
큰언니는 그런 나를 지켜보다가 “쉽게 말을 건네지 못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나의 침묵과 굳은 표정이 보이지 않는 벽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한 달 전부터 입꼬리를 올리는 연습을 해봤지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나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돌이켜보면, 나는 내 인생에서 남의 이야기를 심각하게 들어주고, ‘배려’라는 이름으로 침묵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달라지고 싶다. 작은 변화라도 시도해 보고 싶다. 다시 한번 입꼬리를 올려보자.
굳어 있던 어깨를 내려놓고, 마음을 열어 표정을 밝히는 연습을 해보자. 그것이 내가 인간관계에서 바꾸고 싶은 점이자, 앞으로의 나를 위한 작은 다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