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긴 시간 동안 글에 머물렀던 나에게 가장 먼저 박수를 보낸다. 한 문장씩 끌어내던 날들, 한 줄을 살리기 위해 수십 번 지우고 다시 쓰던 시간들이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모였다. 기쁨과 함께 묵직한 질문도 찾아온다. 이 글이 정말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주제에 맞게 흘러갔는지, 독자에게 무엇을 남기려 했는지, 명확하지 않다면 여전히 미완성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마지막 점을 찍고도 다시 생각한다. 완성한 것 같지만, 스스로에게 확신이 들지 않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잠시 멈춰 주변의 지인들에게 조심스레 묻기로 한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을지, 그들이 읽는 눈으로 다시 돌아본다. 하지만 끝내는 내가 나에게 내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책은 결국 완벽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담았기 때문에 세상에 나아가는 것이니.
오늘만큼은 불안보다 잘해낸 나를 먼저 안아주고 싶다. 잘했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탈고의 순간은 완벽함이 아닌, 용기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