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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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출판했을 때일까, 누군가에게 이름이 불렸을 때일까. 아니면 지금,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있는 이 순간일까.
나는 글을 쓰는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생각한다. 출판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려는 마음을 품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작가가 아닌가.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흩어진 기억과 감정을 문장으로 엮으려는 시도 자체가 글쓰기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삶의 조각을 모아 글로 옮기는 일은 무엇을 남기기 위함일까. 거창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단지 나 자신에게 말을 걸기 위해서일까. 어쩌면 그 시간은 답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을 품고 머무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순간의 감정에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했던 나는 글 앞에서 멈춘다. 그때의 나는 묻는다. 왜 그랬을까, 무엇이 나를 움직였을까. 그렇게 질문을 거듭하는 동안, 글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그렇다면 작가란 무엇인가. 완성된 문장을 가진 사람일까, 아니면 끝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일까. 적어도 글을 쓰는 이 시간만큼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나는 분명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