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나를 작가로 만들어 줄 3개의 단어는?

십나오

by 또 다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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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 년 동안 나는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기록하며 살았다. 몸은 치료의 시간표에 맞춰 움직였고, 마음은 예고 없이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올랐다. 계획은 자주 어긋났고, 어긋남을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과제가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거창한 결심 대신 오늘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작은 선택을 반복했다. 침대에서 일어나 몸의 신호를 살피고, 병원과 집을 오가며, 엄마의 숨결과 내 호흡을 함께 챙기는 하루들. 그렇게 쌓인 일상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 둘 가치가 충분했다.


버팀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힘이 아니었다. 내 안의 힘은 늘 넉넉하지 않았고, 자주 바닥을 드러냈다. 그러나 바닥까지 내려갔기에 다시 밀어 올릴 수 있었다. 울음을 삼킨 날도 있었고, 스스로에게 실망한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하루를 끝내며 한 줄을 남겼다. 오늘을 지나왔다고, 아직 여기 있다고. 기록은 나를 평가하지 않았고, 버팀은 나를 단정 짓지 않았다. 그저 다음 날로 이어지는 다리가 되어 주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위로를 여러 번 만났다. 말없이 곁을 지키는 사람, 우연처럼 건네진 문장, 창밖으로 스며든 빛의 방향. 나는 그것을 우주의 사랑이라 불렀다. 그 어떤 신념도 아닌, 삶이 건네는 미세한 신호 같은 것. 그 사랑은 나를 대단하게 만들지 않았지만, 계속 사람으로 남게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쓴다. 기록은 나를 붙잡았고, 버팀은 나를 지나오게 했으며, 사랑은 내일을 선택하게 했다. 2025년의 나는 그렇게, 흔들렸다. 그러나 누구보다 선명한 삶을 분명히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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