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 Word 021 : 냉장고

십나오

by 또 다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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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전 Word 021 : 냉장고

냉장고는 무심코 열어보게 되는 건강의 문이다. 주방 한쪽에 묵직한 몸으로 서서, 요즘 우리 가족이 무엇을 먹고 사는지를 말없이 보여 준다. 제철 재료와 남은 반찬, 언젠가 쓰이길 기다리는 소스들까지 시간의 순서대로 쌓여 있다. 상하지 않도록 버티는 일도 냉장고의 몫이다. 가끔은 오래된 것들이 자리를 차지한 채 미뤄진 시간을 견디고 있을 것이다. 선입선출이라는 규칙 아래, 때가 되면 비워지고 다시 채워진다. 냉장고는 늘 조용히 요리될 순간을 기다린다. 신선한 재료가 가득 찬 날에는 식탁보다 먼저 마음이 정돈된다. 잘 먹고 잘 살아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문을 닫는 순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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