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지는 뇌의 보조기억장치다. 그것이 없으면 괜히 마음이 불안해진다. 요즘처럼 불면이 이어질 때는 기억력도, 날짜 감각도 흐릿해진다. 눈의 피로까지 더해지면 머릿속은 금세 복잡해진다. 그래서 나는 상대의 말을 메모한다. 당장은 알아보기 힘든 글씨일지라도, 시간이 지나 다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놓이게 한다. 억지로 기억하려 애쓰는 순간, 오히려 머리만 더 아프다. 메모지는 책상 위에도, 가방 속에도 늘 곁에 있다. 필요할 때 꺼내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안부 또한 다르지 않다. 기억 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꺼내어 말로 전해야 한다. 그 작은 표현이 서로의 기억 속에 따뜻한 흔적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