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기에 말한다. 같이 충전 좀 하자고. 기계처럼 사람을 바로 채워 주는 물건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 날은 그 단순한 방식이 부러워진다. 플러그를 꽂는 순간 다시 켜지는 기계와 달리 사람은 천천히 회복된다. 충분한 수면과 햇빛, 가벼운 걸음, 따뜻한 대화 속에서 조금씩 에너지를 되찾는다. 감정을 꺼내는 순간에도 마음은 서서히 채워진다. 그래서 묻게 된다. 지금 나는 충전이 필요한 상태인지. 전원이 꺼진 듯 살아가는 날들이 이어질 때, 쉼과 관계, 그리고 스스로를 돌보려는 마음이 다시 나를 켠다. 완전히 채워지지 않아도 괜찮다. 조금씩 밝아지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힘은 다시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