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면 어딘가 더 단정하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처럼 보이던 시절이 있었다. 직접 써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시력이 좋아 그럴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아이들 역시 당연히 눈이 좋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들은 담임선생님의 한마디는 그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결국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안경을 쓰게 되었고, 그 모습을 보며 미안함이 먼저 떠올랐다. 안경은 흐릿한 세상을 또렷하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도구지만, 운동을 하다 깨지는 순간에는 위험한 물건이 되기도 한다. 사람과의 만남도 비슷하다. 누군가는 삶을 더 선명하게 해 주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예상치 못한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무엇을 선택하고 누구를 바라보며 살아갈지 더욱 신중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