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는 단순한 물병이 아니라 하루를 버티게 하는 작은 힘이다. 가방 속에 담긴 묵직함은 마음 든든하게 만든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챙겨 산책길에 나서거나 학교와 회사로 향할 때, 그 존재만으로도 부족함이 덜 느껴진다. 줌 강의 역시 그렇다. 신청만으로도 배움에 다가선 듯한 안정감이 생긴다. 그러나 몸이 따라주지 않는 날, 항암의 피로에 눌려 일어나지 못한 순간에는 그 든든함마저 멀어진다. 꼭 닿고 싶었던 자리에서 밀려난 기분, 가방 속 텀블러를 채우지 못한 허전함이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