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는 길 위에 남겨진 하나의 장면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색을 달리하며 우리의 기억을 조용히 흔든다. 한때는 흔하게 보이던 은행나무 가로수가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를 다른 나무들이 채우고 있다. 그러나 노랗게 물든 은행잎과 파랗던 잎사귀의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책갈피 속에 눌러 두었던 은행잎 한 장처럼, 그 시절의 공기와 감정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다. 가로수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지나온 시간을 붙잡아 두는 표식이다. 그래서 우리는 문득 걸음을 멈추고 그 길을 바라보며 한 해의 기억을 떠올린다. 인생길 또한 다르지 않다. 스쳐 지나간 순간들 속에서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장면들이 있다. 세상이 무엇이라 말하든, 자신만의 추억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일은 충분히 의미 있다. 오늘 하루는 그런 기억 하나를 조용히 마음에 남겨두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