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나오
택배상자.
분리수거하는 장소에 물건을 내려놓았는데, 평소보다 어수선하다. 종이 박스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쌓여 있다. 윗층에 사는 분과 마주쳤다. 인사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다. 경비아저씨들 이야기를 꺼내신다. 최근 두 분이 퇴사하셨단다. 월급이 줄어들어서라고 했다. 새로 오신 분은 인수인계도 제대로 받지 못해, 아파트 주변이 지저분해지고, 분리수거 장소도 관리가 잘 안 된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성실했던 분들이 떠나고 나니,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 모양이다. 제자리를 잃은 택배 상자들처럼, 사람도 그렇게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나 보다. 누군가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큰 파장을 남기기도 한다. 일상은 이렇게, 자잘한 틈에서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