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수 있는 용기

by 햇살샘

팀별 원고를 작성 중이었다. 내가 쓴 글을 인공지능에 넣었더니, 나를 '생존 투쟁형'으로 분류한 것이 흥미로웠다. 인공지능의 글이 좀 과장되거나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한 문장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OO교사 (생존 투쟁형): "추월당하면 죽는다"

목적지의 아름다움을 보는 게 아니라, 옆 차와의 경쟁에만 몰두합니다.

장애물을 피하는 게 아니라 부수고 가려 합니다. 차체가 찌그러지고 연기가 나도 "멈추면 죽는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잊어버린 폭주 기관차와 같습니다.


바로, "멈추면 죽는다"였다. 브레이크를 잊어버린 폭주 기관차, 어쩌면 그게 나의 자아상일지도 모른다.


교원특별연수 기간, 퇴근 후 시간날 때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구독자는 꽤 있었지만 시청시간이 채워지지 않았기에 수익화에서 자유로웠다. 조회수가 증가하는 게 신기했고, 구독자가 하루에 200명씩, 300명씩 느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나, 시청시간이 다 채워지면서부터 나의 활동이 자유롭지 않게 되었다. 교육부 문서를 읽다보니, 수익 창출 요건이 있는 경우, 보수적으로 해석하면 난 활동을 멈춰야 했다. 즉, 수익 창출 요건을 충족하고, (수익 창출 여부와 관계없이), 이후에도 계속 활동하고자 한다면, 난 멈춰야 했다. 왜냐하면 수익 창출 조건은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그럼 역으로, 시청시간이 다시 부족해지면 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러나, 공무원이기에 모든 조항을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안전하기에 난 멈출수밖에 없었다.


나와 비슷한 결의 동영상을 다루는 채널들이 성실하게 영상을 업로드할 때마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과 고통을 느꼈다.


'나도 올리고 싶은데.'


쉬게 되면, 내 채널이 뒤쳐질 것만 같고 구독자가 빠져나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문득 문득 떠오르기도 했다. 지금 영상을 꾸준히 올리면 채널이 더 성장할 것 같은데 아쉽기도 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하는데,' 라는 생각에 조급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 보자. 만약 내가 겸직신고를 하지 않고 활동을 하다 받을 불이익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훨씬 더 치명적일 수 있다. '경계'를 지키는 것, '법‘을 지키는 것, 이것은 어쩌면 공무원의 필연일 것이다.


내가 속상해 하는 것을 아셨는지 엄마가 전화가 오셨다.


"사람들이 네 영상을 많이 봐 주고 좋아해 준 경험 자체가 얼마나 소중하니?"


그 말씀을 들으니, 내가 한 활동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 나의 콘텐츠가 누군가에게 유익하게 된 경험, 그 자체가 소중한 거야.'


지금도 문득문득 영상을 올리고 싶은 욕구가 올라올 때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멈춰야할 때.

미친듯이 폭주하려는 날 멈춰세운다.


충분히 애썼어. 쉬어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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