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의 연륜
Tues. Feb 9. (Cloudy, Sunny)
중학교 강당에서는 화려한 졸업식이 거행되었다.
앞으로의 새 출발!
생각하면 마음이 괴로웠다.
정답게 마주 앉아 이야기를 주고 받는 반 친구들과의 쉬는 시간!
맑은 하늘 아래 만국기와 악대의 반주에 발 맞춰가며 있는 힘을 다해 싸웠던 구기 대회와 토끼 사냥 등.
모두가 과거에 불과했을 것이다.
교장선생님께서도 앞으로 부모에게 효도할 것과 고등학교 가서도 계속 인내력의 말짱한 정신을 길러 끝까지 사회 발전에 이바지 해 달라는 간곡한 말씀을 하셨다. 몇 십년이 흘러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졸업장은 들고 교문을 나설 대, 왜 그렇게나 슬픈지 말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오늘로서 학교에 발길을 마지막으로 걸어나가는 나이기 때문이며 이젠 모든 것이 추억의 실마리가 되었다.
Wed. Feb. 10. Fine
졸업의 허전함을 달랠 길 없어 오전에는 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보니 어딘지 모르게 더욱 더 가슴이 메여지는 듯한 느낌에 나 자신을 의심할 정도다.
연륜
빛 절여진 열매가
해마다 쌓여
서러웁도록 애타는
내 연륜
이렇게 또 실없이 돌아
두터워만 지는가?
어제와 내일들이
오늘을 새 두고
이처럼 날 야유하는데
비참한 빗발 속에서도
오히려 푸르러 부풀려면
연두빛 꿈 언덕......
그러나 오늘
서럽도록 애타는
내 연륜
폐허 속에 한바퀴
맴을 돌았다.
Thurs. Feb. 11.
<아폴로 14호가 2번째로 달에 착륙하여 성공을 하고 지구로 왔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심심했다. 농번기라면 일을 하겠지만 10일날 정월 대보름날이어서 집에선 모두가 놀러 나갔다. 마당을 둘러보니 마굿간에 거름 처 놓은 것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지게로 운반을 다 해 놓고 나니 속이 시원하였다.
무엇이든지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경쾌하고 자랑스러운 일같이 생각되는 모양이다.
※ 효도 정신을 잊어버리지 말자
2019년 2월,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그 때 아빠는 다리가 많이 아프시다며 졸업식에 오지 못한다고 하셨다. 그 당시 우린, 아빠가 좌골신경통으로 다리가 아프다고 생각했었다. 난 너무 화가 났다. 딸 졸업식인데 못 오신다니. 그런데, 졸업식 당일 아픈 다리를 이끌고 아빠가 오셨다. 감동이었다.
그날 하늘이 참 푸르고 햇빛도 따사로웠다. 아빠께 학사모를 씌어들이고 같이 사진을 찍었다. 아빠는 다리가 아파보이셨지만, 날 자랑스러워 하셨고 뿌듯해 보이셨다.
"니가 내 꿈을 이뤄줬구나. 고맙다."
사실, 박사과정 졸업을 하며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빠에게 박사학위옷과 학사모를 씌어드리는 것이었다. 아빠께서 좋아하시니 너무나도 기뻤다. 우리 가족은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 7월에야 알게 되었다. 아빠가 다리가 아픈게 좌골 신경통 때문이 아니라, 암세포가 척추에 전이되어서 그렇다는 것을. 아빠가 2월부터 아프셨던 것은 암세포 때문이었다는 것을. 너무 너무 눈물이 났다. 참기 힘든 통증을 견디며, 3시간이 넘게 버스를 타고 아빠는 딸 졸업식에 왔던 것이다.
아빠에게 다시 학사모를 씌어드린다. 중학생의 아빠에게 학사모를 씌어 드린다.
"아빠, 이 학사모는 진정 아빠것이에요. 아빠, 졸업을 축하합니다. 아빠는 정말 존경받을 만한, 훌륭한 학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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