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아빠가]

23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승하

by 배태훈

어젯밤에 땀이 흠뻑 젖은 채,

엄마 아빠에게 온 승하.


잠자리가 더워서

땀을 흘린 줄 알았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엄마 아빠 사이에

누운 승하가

고해성사를 하기 시작했다.


어제 학교에 갈 때

용돈을 가지고 가서,

수업 끝나고

방과 후 시작하기 전

쉬는 시간에

학교 밖 편의점에서

친구하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는 이야기.


집에서 용돈을 가지고 가서

1,500원으로

친구 둘까지 사줬다는 이야기.


엄마랑 아빠

몰래 한 행동이라서,

잠자리에서 마음이 불안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땀범벅이 됐단다.


승주도 그렇고,

승하도 그렇고.

학교나 밖에 있었던 일들을

대부분 이야기하는 편이다.


잘못된 일도 마음에 오래 두지 못하고,

다 이야기한다.


잘못된 것을

마음에 두다 보면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되겠다고 말하는데...

부모인 우리에게는

참 좋은 것 같다.


사춘기가 시작된 승주는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작은 부분까지

다 이야기한다.

그런 승주가 좋다.

승하도 마찬가지이고.


아이스크림을 사준 두 명의 친구는

승하가 관심이 많은 친구다.


사랑받는 것을 좋아하고,

관계가 좋은 사람에게는

뭐든지 베푸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친구들에게

뭔가를 주고 싶은 마음에

아빠랑 엄마에게 말도 안 하고

돈을 가지고 학교에 갔나 보다.


이런 승하의 모습을 보고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학교에 용돈을 가지고 가는 것은

엄마랑 아빠에게

허락을 받고 가라고

이야기해줬다.

그리고 괜찮다고

말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간

승하는 어제 잘 잤다.


그런데

오늘 아침 등굣길에

승하의 또 하나의 고백.


1,500원만 들고 간 줄 알았는데,

용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통째로 가지고 갔단다.


승하야.

학교에 많은 돈을 가지고 다니면

안 된다. ^^

얼마나 많이 베풀려고 그랬니? ^^


- 2016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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