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아빠가]

31 뚝배기 같은 사람

by 배태훈

뭔가에

빠진다는 것은

좋은 거야.


하지만

갑작스러운 뜨거움은

삶에서 좋지 않은 것으로

흐를 가능성이 많아.


왜냐하면

순간

찾아오는 감정에

진실된 모습을

놓치기 때문이지.


그래서

삶은

양은냄비보다 뚝배기 같은 게

좋은 거 같아.


뚝배기는

서서히 뜨거워지지만

끓는 시점에서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지.


그 시간이 고될 수 있지만

그 시간 동안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지.


나의 좋은 점과 나쁜 점도

보게 되지.


좀 식은 열정도

내게 확신이 든다면

다시 불을 붙여

빨리 끓어오르게 할 수 있지.


뚝배기 같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아들아.


- 2016년 9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