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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태훈 Nov 18. 2020

01 오늘을 행복하게, 내일은 더 행복하게

[Happy story] 오늘을 행복하게, 내일은 더 행복하게

배태훈(다함께연구소 소장, 아동청소년상담심리 허그맘 자문위원)

 

“오늘을 행복하게 보낼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더 행복하게 해 주세요.”


몇 해 전부터 아이들이 밤마다 이렇게 기도한다. 아이들의 기도가 우리 가족의 슬로건이 되어 어떻게 하면 행복한 시간을 보낼까 고민한다. ‘행복.’ 여러분은 행복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리 가족은 행복이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 때문에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제가 다니던 회사를 나와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학교와 유치원에 간 시간에 프리랜서로 일을 했다. 모든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른 시간에 가족이 모두 모여서 거의 매일 저녁을 함께 준비하고 함께 먹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아이들과 함께했다.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은 점점 자랐다. 


큰 아이가 3학년, 작은 아이가 7살이 되던 해 어느 날, 제주도에서 사계절을 보내고 싶었던 것이 꿈이었던 내가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 제주도에서 사계절 보내고 올까?” “좋아!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자. 그런데 1년은 짧고, 한 2년쯤 실컷 놀다 오자.” 이렇게 우리 가족은 큰 결단을 내렸다. 1년 동안 제주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우리가 머무를 곳을 찾았다. 우리 가족이 함께 실컷 놀 곳, 애월읍 장전리. 그곳에는 아이들이 실컷 놀기에 좋은 학교가 있었다. 시골학교, 전교생이 80명 정도인 그곳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이었다.


2014-15년, 2년 동안 제주도에서 여행이 아닌 일상을 보냈다. 제주도에서의 시간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잠시 쉬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겪지 못했던 힘들고 어려운 일들도 있었다. 억울하고 원통한 마음 때문에 밤새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었다. 반대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랑을 받기도 했다. 제주도의 삶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24시간을 함께 보낸 우리 부부는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었다. 연애 3년에, 결혼생활 11차라는 긴 세월이 무색하게 우리는 서로를 새롭게 알아가게 되었다. 함께 보내는 시간 속에서 우리 부부는 진짜 부부가 되어갔다.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었다. 다툼도 줄고, 다툼이 있더라도 오래가지 않았다.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고 격려하고 위로했다.

 

부부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의 관계까지 영향을 미쳤다. 서울에 있을 때보다 아이들과의 관계도 더 좋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큰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기도할 때, “오늘을 행복하게 보낼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더 행복하게 해 주세요.”하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아이가 느끼기에 제주에서의 생활이 행복했던 모양이다. 형의 기도를 듣고, 작은 아이도 같은 기도를 했다. 우리 부부도 함께 기도했다. 그렇게 “오늘을 행복하게, 내일은 더 행복하게”가 우리 가족의 슬로건이 되었다.   

  

가족 구성원이 모두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가족이지만 서로 다른 인격체이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도 성향이나 기질, 성격이 다 다르다. 그래서 갈등도 있고, 다툼도 있다. 때로는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이런 노력은 부모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필요하다. 오늘을 행복하게, 내일은 더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 가는 시간을 더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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