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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과봄사이 Jan 01. 2025

운동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서

운동하는 서른 명의 슬초 3기 브런치 작가님들과 함께


"잊지 않으셨죠? 오늘도 작가의 건강한 삶을 인증해 볼까요?"

열 시가 되면 어김없이 뜨는 오픈채팅봇의 알림.


이른 새벽의 운동부터 자정을 넘은 시각의 운동까지 하루 내내 인증이 이어지고.

운동의 종류도

집안에서 하는 홈트, 스쾃, 자전거, 스트레칭, 요가, 계단 오르기, 등산, 줌바, 수영, 러닝, 등원길을 포함한 산책, 제자리 뛰기, 아이들과 함께하는 탁구, 농구도 있으니 아마 없는 운동이 없을지도.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근무 중 잠시 쉬는 시간 책상 앞에서

퇴근길 손잡이를 꼭 잡은 버스 안에서도

걷고 움직이고 땀 흘린 시간의 기록들이 카톡방을 가득 채운다.






10시는 놓친 인증이 없나 살피는 시간이다.

지난해 11월 슬초 브런치 3기 오프모임에 참석했다가 덜컥 이 운동방을 맡게 된 덕분이다.


엄마라는 이름에 주렁주렁 매달린 육아와 가사 더하기 매일 읽고 쓰기. 거기다 운동.

한 장의 사진을 애써 찍고 올리기가 쉽지 않은 일상들임을 아니까.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목을 길게 빼고 들여다 보고 손가락을 벌려 키워본다.



새벽이면 1등으로 올라오는 독서인증과 빅씨스 운동 인증.

유튜버 빅씨스님은 함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는 동질성 덕분에 우리 운동방의 큰 언니가 되어 가고 있는 중. 어린아이를 재우느라 저녁도 만만치 않으셨을 텐데 새벽잠을 밀어내고 책상 앞에, 매트 위에 자신을 앉히는 그 힘. 그 에너지를 매일 함께 나누어 받는다.

@심지금 작가님


영하의 추위 속 8000보의 산책.

그림자를 맞댄 두 사람.

산책하며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까.

늘 혼자 운동하며 남편과 딸을 꼬드기다 보니 남편과의 저녁 산책은 부럽다.

@늘해랑 작가님


무릎관절과 목 통증을 바로 잡는 치유 요가.

최근에 부상으로 서서히 운동을 시작하고 계신 작가님의 저녁 시간.

사진은 고요하나 실제 운동시간은 그렇지 않으시겠지.

몸의 한 부분만 불편해도 할 수 있는 운동에 제한이 너무 크다는 걸 얼마 전 살아난 고관절 통증으로 깨달았기에 불편을 딛고 매일 하는 운동. 그 시간의 가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인생정원사 작가님


핫핑크 오리발과 깔맞춤 한 핫핑크 가방.

현직 홈쇼핑 PD라는 직업의 역량이 묻어나서일까.

사진을 담은 시선의 각도가 예사롭지 않다.

힘든 수영 후에는 상큼한 거울샷 인증이 또 웃음 짓게 하는 포인트.

@Jumma PD 작가님


어두운 아파트 계단.

놀라운 건 층수와 횟수다.

26층 X 4번.

4층 오르기도 힘들어서 엘리베이터에 넙죽 발을 들이밀던 나를 매일 지하 2층부터 걸어서 오르게 하는 힘이다.

@날갯짓 작가님

 

제자리 뛰기 하는 발.

운동화도 아닌 양말이니 이쯤 되면 운동에 시간과 장소는 다 변명 같다.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하면 되니까.

독감으로 아픈 아이를 간병하면서도 해내신다.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마저 다 이겨버리는 운동의 힘이다.

@소곤소곤 작가님


아이와의 하원길.

조잘조잘 이야기에 꽃잎과 씨앗 모으기.

지렁이라도 만나면 쪼그려 앉아 대화 나누고 과일집, 붕어빵집도 지나칠 수 없는 코스.

이제 제법 다 자란 아이를 키우는 나에겐 추억 같지만 여전히 생생하다.

그네 타고 킥보드 타며 달리는 아이를 따라다니다 보면 만보는 훌쩍이시겠다.

@빛의 온기 작가님


몸이 힘들면 못할 것 같아야 말이 맞겠지만

1시간 수영으로 오히려 힘이 난다는 분. 여기 계신다.

바로 그거죠.

운동하는 사람이 고단함과 피곤을 이기는 방법.

@하나부터 작가님


배드민턴, 탁구, 야구를 사랑하고 필라테스에 홈트까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운동종목을 가진 그녀의 다재다능함이 사진에서도 한껏 묻어난다.

독감에도 집회 나설 준비에 최근 여객기 사고 분향소까지 다녀오시는 적극성.

함께 운동하고 살아가는 사회와 이웃까지 공감하게 만드는 엄마를 아이들이 어떻게 바라보며 자랄까 궁금해진다.

@미미 작가님


아이 숙제 봐주는 틈틈이 자전거 페달을 밟고

하원길도 산책이 된다.

산책길에 보이는 강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함께 누리는 행복.

@요즘 언니 작가님


인공지능 스피커에 이런 기능이.

스쾃을 카운트해달라고 했더니 20개씩 4세트를 카운트해준다.

거기에 워킹패드 20분을 더하니 수학공식처럼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이 해결된다.

AI글쓰기 책을 집필하신 작가님답다.

@이리재 작가님


눈길 걷기를 50분이나.

밟아보면 1분도 힘든 스태퍼도 1시간 뚝딱.

점검 중인 엘리베이터를 짜증 내지 않고 왕복 2번 운동으로 소화해 버리는 운동의 힘을 보여주신다.

@걷는 사람 작가님


출근길 차 놓고 걷기.

지하철 타며 엘스컬레이터 멀리하기.

일상 운동만 챙겨도 시간 내어하는 운동의 효과를 누린다.

홈케어만큼이나 중요한 일상 운동의 힘.

저녁 시간 줌바 클래스의 강사님이 구해지기를 함께 기도합니다.

@다독임 작가님


한 주의 운동이 만든 도트무늬.

주 3회 운동 도장 찍기.

이걸 채워가는 기쁨은 만들어 본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이겠다.

같이 다음 동그라미 채워가는 설렘을 누릴 수 있어 감사하다.

@은이 작가님






매일 읽고 쓰고 운동하는 열다섯 분의 작가님들은 다음 편에 소개할 예정.


12월 31일도, 1월 1일도 함께 기록하는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운동과 더불어 글까지 계속 쓰게 만든다.


새해. 새로운 다짐과 큰 마음먹기가 아니어도

어제의 온전함과 충실함을 그대로 이은 오늘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새해 아침 부지런한 운동방 작가님들의 해맞이 사진에 떠밀려 겨울날 목도리 싸매고 15분 걸어 카페로 나온 덕분에 이 글은 발행을 맞을 것 같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스물아홉 분(더 많아지면 더 좋겠다.)의 작가님들과 함께,

오늘도, 내일도 '운동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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