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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암댁 Mar 14. 2023

다시, 봄

날이 그렇게 추워 달달 떨면서도 따뜻하고 싱그런 봄이 올걸 알기에 겨울을 잘 버티었다. 이제오나 저제오나 봄을 기다렸는데, 쓱 하고 봄은 다가왔다. 봄이 왔으니, 짐을 챙겨 다시 가야지! 그곳으로.


날이 갑자기 더워져 모든 나물들이 일제히 빼꼼 나와 이번 봄은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려나 했지만, 다시 추워진 날씨에 혹여나 꽁꽁 얼어버릴까 살피고 또 살피게 되었다. 다들 서로 엉겨붙어 온기를 간직하기도 하고 다시 웅크려 따뜻해질날을 기다린다.


스님께서 저 아래는 날이 가물어 물을 줘야 하나 싶기도 하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지난 겨울은 눈이 많이 와서 예전보단 덜하다고, 올해는 땅이 얼기전에 눈이 많이 와 눈이 이불 역할을 해서 물이 얼지 않았다고 하셨다. 땅을 얼게 하는 것은 물이 아니라 어둠과 바람인 것을…


생강나무 꽃이 망울망울 맺혔다. 아직 밖의 생강나무는 웅크리고 있지맘, 가지치기 하신 생강나무를 꽂아둔 쉼터의 생강나무 꽃들은 활짝펴 생강나무 꽃 냄새가 가득하다.


아직 봄이 완연히 오지 않았지만, 봄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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