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2 instargram
비건은 아닙니다만…. I
난 비건이 아니다. 그냥 뒤죽박죽의 철학 속에서 상대적으로 채소를 다루는 일이 많을 뿐. 하지만 비건이라는 이슈에는 항상 관심을 둔다. ‘미식’보다는 ‘비건’이 맛에 대해 더 직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건을 따라 공부를 하다보면, 결국 우리 입으로 들어갈 음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다다른다. 미식이 알아야할 이야기를 비건에서 들을 수 있다.
비건은 아니지만, 나름의 음식을 먹는 기준이 이것저것 생겼다. 꼭 지킨다는 것은 아니고 되도록 지키려 하지만, 현실에 타협할때도 있다. 다만 타협을 하면 꼭 후회가 뒤따라온다는 점이…� 언젠가 한번쯤 적어보고 싶었는데 오늘 한번 적어본다.
1. 콩은 콩이다.
(영양성분으로 먹지 않는다)
채식이나 다이어트할때 단백질 원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것이 두부다. 아주 고소하고 맛있긴 하지만 단백질이라고 생각하며 먹는 것은 아닌 것같다. 맛으로 먹지 단백질로 먹지 않는다. 실제 찾아보면 두부가 단백질이라기엔 탄수화물과 지방이 없는 것도 아니며, 이것을 조리했을 때는 또 그 성분이 달라질 것이며, 무엇보다 몸이 흡수 하지 않으면 의미없다. 쌀은 탄수화물, 사과는 비타민 으로 먹는다는 건, 너무 단순한 논리다.
2. 잘 자란 것을 먹는다.
3. 감각을 키우고 집중한다.
적어도 무농약, 유기농을 먹고, 뭣보다 농부님들이 어떻게 키우시는지 아는 작물을 먹으려 노력한다.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자연의 시간은 똑같이 흐르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물론 영양성분도 그럴 것이라 추정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든 줄여보려고 한 노력들은 결국 맛과 향에서 비린맛, 어색한 향으로 나타나는데 중요한 것은 그 차이를 우리는 잘 못느낀다는 것이다. 더구나 요리를 하면 더 못느끼고, 조미료를 때려넣으면 알 수가 없다.
시끄러운 소리, 쨍한 형광등, 전자파 등등 우리는 감각의 대혼란 속에 살고 있는데다, 이 넘쳐나는 정보에 가짜 정보만 가지고 자신의 감각보다는 머리 속 지식으로 맛을 대하니 진짜를 감각해내기란 쉽지 않다. (제 얘기입니다�)
감각의 방해물들을 최대한 제거하고 내 감각에 집중하여 하나씩 맛과 향을 기억하는 것을 연습해야한다. 나의 경우, 마늘을 줄이고, 인공 조미료를 안쓰면서 감각이 예민해졌고, 먹기전의 향과 먹을때의 혀의 감각에 집중하고 먹고 난 다음의 상태를 보며 맛과 향을 기억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자연에서 살아낸 삶을 한켜한켜 쌓아간 작물들은 그만큼 맛과 향이 깊고 다채로우며 그만큼 강력하고, 우리 몸에 들어와 힘을 키운다. 잘 키운 시금치 한단은 막키운 시금치 열단보다 낫다.
4. 신토불이_이 땅에서 난 것을 먹는다.
공간에서 매번 하는 이야기인데, 신토불이는 ‘우리것이 좋은 것이여!’가 아니라 ‘몸과 땅이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상당히 심오한 뜻을 가지는데 촌스럽다는 이미지가�
내가 비맞을때 비맞은, 내가 더울때 같이 더웠던 작물은 나와 같이 이 계절을 이겨내는 힘을 잎에 열매에 뿌리에 저장한다. 그래서 그것을 먹었을 때 우리 몸은 이 계절을 나기 더 알맞은 것이다. 아보카도, 병아리콩.. 분명 맛있지만, 자라나는 곳의 환경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끔은 괜찮아도, 자주 먹기엔 좀 부담스러운 재료이지 않을까
5. 가공식품을 피한다.(원재료명을 본다)
요리가 어렵고, 시간이 없는 요즘 현대인들에겐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 비건보다도 난 가공식품을 안하는 것이 더 우선시 되야한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나부터도 아직까지 완전히 끊지 못하고 있지만… �
가공식품을 플라스틱과 자주 비유한다. 플라스틱이 나쁘다 하지만 사실 플라스틱의 원재료도 자연에서 나왔다. 이걸 가공에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 인위적으로 편한 무언갈 만들어 냈다. 다좋은데… 다음을 생각했어야했다. 그것을 자연에 돌려놓으려면 만들때 들인 엄청난 에너지만큼의 에너지를 들여야 자연으로 돌아갈텐데 그건 생각지 않은 것이지.. (플라스틱이 썩는데 400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는 그만큼의 에너지를 써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이해했다.)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각종 에센스, 추출물들을 만드는데 든만큼의 에너지를 몸이 다 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분명 편리하지만, 몸은 불편하다. 조금 불편을 들여 요리를 하면, 왜인지 몸이 편하다. 편함 총량의 법칙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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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션이 길다는 관계로 여기까지. II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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