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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댁의 생각_54. 음식하며 생각하기_1

by 부암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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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하며 생각하기 1



공간하며 마음 먹은 것, 생각한 것을 적어본다.



1. 설탕을 쓰지 않는다.


원당을 쓴대도 열대지역에서 자라는 사탕수수로부터 오는 것이므로 온대기후에 사는 우리에게 톤이 맞지 않다. 설탕은 만드는 과정(끓이고 건조하고 정제하고 재가공)에 과한 에너지가 들어가고 유통되는데도 에너지가 많이 들어간다. 또 만들어지는 것도 과잉인데 몸에서도 과잉이라 부담이 되는 조미료다. 단맛이 필요하다면 꿀, 조청 정도. 그조차도 음식엔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다. 음식의 단맛은 설탕이 아니라 재료가 낸다.



2. 가공식품은 지양한다.


원재료부터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재배 수확되고, 가공과정도 강하고 난폭하게 휘뚜루 만들어져서(기술이라고 불리지만..) 거칠고 부담스러운 것이 가공 식품이다. 인간이 마치 자연을 과학으로 다 이해한 듯, 완전하다는 식품을 만들고 팔아 돈을 벌고 있지만, 그 식품이 몸안에 들어가서 잘 소화되어 배출되는지 확인하는데는 마음과 돈을 쓰지 않는다.



가공식품은 몸에 들어와서 무슨 일을 하고 나가는지 잘 모르겠다. 감각적으론 강력하게 미각의 어느 한부분을 심하게 자극하지만, 실제는 속이 비어있는지 먹어도 배가 차지 않고 정신만 사납다. 가공조미료도 마찬가지여서 정석대로 조리를 하면 소금 한꼬집에 끝날일이 두스푼을 써도 맛이 나지 않는다. 천연의 맛과 가공의 맛은 절대 같지 않고, 효율과 비용이라는 이야기로 맛과 건강을 속이면 안된다.



이럼에도 안쓴다가 아니라 지양한다인것은 어쨌든 기름과 건조식품, 버터, 치즈, 식초 등 몇가지는 가공한 것을 쓰기 때문이다. 가공 식품이어도 빡빡하게 굴어본다. 원재료에 대해 이해할것, 가공이 단순할것, 최선의 선택일 것. 그정도는 되야 맛도 납득이 된다.



3. 식재료는 적어도 한살림과 생협, 마르쉐, 농부님 직거래 혹은 오일장이나 로컬푸드를 이용한다.



요리사가 아무리 기술을 부린다 한들 맛은 이미 땅에서 만들어진다. 요리사가 할 수 있는건, 물, 불, 소금 조절. 진정한 요리사는 땅과 땅의 크고 작은 생물들이고 해,달,별, 구름, 바람, 비이고, 농부님이다.



단순 건강문제로 무농약 유기농을 쓰는 것이 아니다. 비료를 먹은 재료에선 맛의 밸런스가 깨져있다. 비료를 먹고 맛이 한쪽으로 치우쳐지거나, 자라나야할 사이즈보다 더 커버리면 맛이 빈다. (안타깝게도 이런 작물은 빨리 냄새나며 썩어버린다.) 재료본연의 맛을 내려면 재료에 맛이 들어야 요리에서 맛을 낸다. 땅과 하늘의 속도에 맞춰 잘 자란 식재료에는 균형잡힌 맛이 잘 들어있다. 이는 맛과 향으로 감각이 되어야 하는데, 혼란한 사회라 그런가 감각이 잘되는 것 같지 않다. 이젠 접하는 것도 어려워져 시간과 돈과 노력을 많이 기울여야 하는 일이 되었다.



이 혼란한 농업 유통 과정 속에서 어떠한 기준을 갖고 하는 한살림이나 생협의 제품은 그나마 품을 덜들이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유통경로이다. 마르쉐나 농부님 직거래의 경우는 땅이 어땠는지 어떻게 키우셨는지 물어보며 맛을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연결고리이고, 오일장이나 로컬푸드는 키우는 방식에 대해서는 가끔 의문이 들땐 있지만, 그래도 이 땅의 맛, 이 땅의 종자에 대해서 새로운 발견이 되는 창구가 되기 때문에 이용한다 마음 먹었다.



쓰고나니 너무 거창하고 비장해 부끄러운데 그러나 쓰고싶었다. 내 안의 물음표와 느낌표를 나누고 함께 이야기 하고 싶었다. 과격한 음식과 바스락거리는 음식이야기 속에서 단순한 음식과 왜?라는 질문과 납득이 되는 답이 있는 음식 이야기를 말이다. 종종 내안에 일었던 음식이야기들을 꺼내볼참이다. 스압주의!



to be continued


4. 잘 발효한 맛을 알아야한다. 5. 양념의 적당량에 대해서 생각해야한다. 6. 마늘은 과한 존재이지만 필요한 존재이다. 7. 우리는 참기름이 아니라 들기름의 민족이다. 8. 유기농이라고 해서 다 같은 유기농이 아니다. 9. 제철은 당연한 것이다. 10. 조리에 너무 과한 불을 쓰고 있다. 11. 요리를 너무 힘들여서도, 너무 대충해서도 안된다. 12. 가니쉬는 데코가 아니다 음식에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 13. 페스토, 후무스는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다. 13. 그 음식을 먹는 데는 이유가 있다. 14. 효율적인 것이 전통이 되었다. 15. 내 행위에 취하지 말자. 내 감각을 속이지 말자. 16. 소금과 재료를 넣는 타이밍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2023.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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