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_만남이 임박한 순간, 어김없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by 부암 마들렌

의식이 반쯤 감겨 있는 편이 낫겠다.


조만간,

진통을 일으키며

접혔던 다리를 펴고

입안에 있던 양수를 뿜어내며

너는 기다렸던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위아래로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양옆으로 다리가 삐져나와


엄마가 돌아 눕기라도 하면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이리 처지고 저리 처지는

고난을 겪다가,

이제서야

나올 준비를 마쳤나보구나.


흑백 초음파로 등뼈도 보고 손가락도 보고

심장소리도 들어보고, 태반에 숨어 빠끔히

숨바꼭질하는 얼굴만 보다가


세상에 나온 뽀얀피부의

람다운 너를 만나게 된다면

또 어떤 다른 기분일까.


아늑한 정신으로 곧 나는 너를 맞이 하겠지.

지금도, 나를 만나기 위해 골반뼈를 향해

작은 머리로 자꾸만 밀어내고 있는

고통의 시그널이 전해져 온다.


강성한 고통이 시작되면,

나는 너를 만나러 숨을 힘껏 들이마시며

달려가볼테니

너도 나를 만나러 몸을 힘껏 돌려가며

나와보거라

우리 눈부신 빛이 보이는 어느 가운데 쯤에서

만나기로 하자, 내 아기.



- 부암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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