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브루탈리스트가 되어간다!

_가공되지 않은 너의 뼈와 구조를 보여줘도 괜찮아

by 부암 마들렌

3째를 임신후 좀더 많은 시간을 공유하게 된

너와 나. 단축근무로 너는 아이들의 육아에 공감하게 되었지만 나는 도리어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들여야 하는 브루탈리즘을 겪어야만 했다.


3째를 임신하고 날계란처럼 깨지기 쉬운 나를 견뎌내느라 정수리에 흰머리가 힐끗힐끗 늘어가고 있지만, 나는 거침없이 콘크리트를 드러내며 갈수록 실용성에만 초점을 두는 너의 날것 같은 성향을 감성적인 임산부의 입장에서 낮밤으로 지켜보고 있다.


아이가 많았고 또 뱃속에 아이가 생겼고 경제사정은 제2차대전 직후처럼 황폐하고 형편 없어졌을때, 너는 차가운 머리로 군더더기 없는 단순한 일상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큰수술을 받은 이후, 철저한 시간 관리를 택하게 된 아기아빠는 장식을 최소화한 검은 면티와 바지만 입기 시작했고 육아가 끝난 밤에는 내일의 육아에 너를 가동시키려고 끊임없이 운동에만 매달리다가 오히려 갈등의 덩치만 커져버렸다.


임산부도 날 것이 좋다. 양념도 싫다. 요리는 밥,국,4첩 반상보다 간단한 재료만 넣은 김밥이 낫고, 데치고 튀기고 굽는 복잡한 요리보다 소금과 물만 넣고 삶아낸 브루탈리즘 요리를 자주 선택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완전한 육아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시작한 이 실용적인 단순함은, 나 자신에게는 강렬한 기운으로 채워졌을 진 몰라도 '나은 삶'을 살고자 결연했던 부부사이에는 내부적인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인간 소외감기게 되었다.


돈을 아끼는 것보다 상대방을 아끼는 여유가 우리에겐 더 필요해진 듯 했다.


-부암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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