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전날 밤 난 약을 먹기로 했어요
생일 전날 밤
심한 감기에 걸린 나에게
타이레놀을 선물하기로 했다.
이비인후과에서 받아온 6알중에
모유수유중인 나에게 단 한알만을 말이다.
생일 전날 밤
미역국을 끓여놓고 간 친정엄마에게
작은 100만원을 선물하기로 했다.
내년 아들 치료비로 아껴둔 돈에서..
끓여놓고 가시기 전
부은다리를 어루만지시며
아프다는 모습이
처음으로 어린아이 같아보였다.
생전 외할머니가 어머니를 위로해 주듯이
나를 낳아준 부모를 어루만져주고 싶었다.
생일 전날 밤
태어난 지 얼마안 된 딸아이에게
늦게라도 곁에 와줘서 고맙다는
뜨거운 말을 선물했다.
심한 아토피에 약을 바르고
터져나오는 따가운 울음을 이겨내고나서
지어줬던 새하얀 미소는
나를 눈물범벅으로 만들었다.
자정을 가리키기 직전,
양치를 하러 들어 왔다가
화장실 청소를 시작한다.
셋째는 좀더 건강하게 낳아주고싶어
1년 동안 솔질만 하다가
텁텁한 냄새가 베여 있었다.
1살을 더 얻어가는 그 날로 부터,
물로 나를 끼얹고
비누로 나를 윤이나게 하여
수건으로는
나를 남들에게 흘리지 않고,
흐르는 눈물들을 닦아주며 살기로 결심하면서.
HAPPY BIRTHDAY TO ME...
- 부암 마들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