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내 남편의 어머니라 싫고도 또 좋은 존재감
어머니가 오시는 당일날 오전에
남편은 꼭 시어머니가 오후에 온다고 한다.
친정엄마가 오신다 며칠전 말해주면
몇시에 오시는데 하루밤 자고 가신다나,
간다고 집에서 나서면
'안녕히 가세요 장모님' 인데
시어머님 오신다 하면
몇 시에 오신다는 시간 전부터
기차역으로 마중 나가서
간다고 집에서 나서면
'벌써 가려고, 밥 먹고가시라' 한다.
큰 아이스박스 한개
떡 두되
나물 6가지
철수세미 한박스
남편 옷 2벌
기차로 녹이 쓴 카트를 몇번이나
엎어가면서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 가득
멍들이며 가져오시면
곧장 우리집 부엌으로 가신다.
그리고는 가져오신 철수세미를 드신다.
수세미를 들고 싱크대를 문지르는
어머니의 손목은 통증주사 자국 투성이
시선을 주면 자꾸만 소매끝을 땡기신다.
가져오신 박스의 떡을 일부러 하나 꺼내들고
베어 물면서
'어머니 떡이 정말 맛있네요'
'응, 신정시장에서 제일 유명한 데서 해왔다'
아껴 먹어야겠다 미소지으며
예쁜 지퍼백에 하나두개씩 담아낸다.
부엌일 끝내고 나오시는 걸음에
제일 좋아하시는 족발하나 시키고는
평소, 먹을때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귓속말로 소곤소곤 말해드린다.
부드러운 앞다리살을 막장에 찍어드시는
밤일 하시는 어머니의 고되고 건조한 손으로
몇 점 안드시고는 피곤하다며 바닥에 누우신다.
그 조그만 몸으로
보이는 저 거대한 음식을
손주, 며느리 그리고 아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어 가져오신 위대한 몸을
나는 안쓰럽게 어루만지면서
따뜻한 담요로 마른 허리를 덮어 드려본다.
- 부암 마들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