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한낮에 천사와 함께 있어본 적이 있나요.

_아빠의 육아휴직은 아내의 꿈을 이뤄줍니다.

by 부암 마들렌

백색 햇빛을 등지고 그대는 아기를 안고 있었어요.

젖주다가 단추도 여미지 못하고 세수도 안한 멀건 얼굴로 조잘조잘 떠들어대어도 한낮의 기온보다 높은 고도로 나를 지긋이 바라봐주었지요.


오후1시가 지나도록 아기보느라 계란하나 못 구워먹는 아내에게 따뜻한 미역국이라도 한술

뜨게 하려고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는 아이를 건네

받고는 스탠바이미를 켜네요. 라이벌 노래경연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막 부엌에 들어와 밥을 퍼다말고는 잘 익은 가을 배의 속알을 큼직하게 잘라어 예쁜포크로 찍은 다음 성큼성큼 다가가 입에 한입 먹고 눈한번 마주치고 기다다가

남은 한입 주고는 자리에 앉았어요.


화면 쪽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고운 발라드 소리에 깜짝놀라,

고개를 돌려 물어보면

고개를 마주 돌려

'노래 제일 잘 부르는 사람이야'

가볍게 호응해주는

그 순간이 좋아요.


순간 여운에 려 멍하게 라보다가,

뒤늦게 올던 미역국이 졸아드는 냄새를 맡고 부엌으로 달려가 보고는 한숨을 늘여놓고 있으면,

올 가을 사놓았던 서귀포 감귤처럼,

그대는 과즙 터지듯 말해줘요

'국물은 달켜야 제 맛이라고.'


아기를 재우려고 쇼파에 앉고, 거실에 서있다가, 큰방으로 들어가는 걸음 동선의 삼형에

머무르는 곳마다 별가루를 흘리고 가서

끝모퉁이 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반짝반짝 흔들리고 있는 꿈의 공간으로 온기가 가득 메어집니다.


그리고 나는 여기 동그란 목재식탁 앉아,

낮에도 차가운 공기를 창문 밖으로 잠깐 흘겨보며 점심식사도 정리하지 않은 어수선한 이 곳에서

그윽해진 눈빛으로

남편과 함께, 아이들을 품고

꿈을 꿔봅니다.


문틈으로 아이의 울음소리가 려오네요, 가볼게요.


- 부암 마들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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