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쫓겨다니다 주저앉기 전에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되자
남서향 32층 거실창문을 뚫고
14시41분 강한 햇볕이 들어온다.
아이가 콧물 가래로 유치원을 쉬는 날은
콩순이 노래가 크게 울려 퍼지고
국가공휴일은 가족 모두가 집에 있다
평일은 돈과 공부 그리고 육아의 혼란 속에
엄마는 쫓겨다니는 초식동물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취임으로 세계경제도
미국 호랑이가 독식할 위기에 처해 있고
리더십이 사라진 한국정치도 혼란함 속에
오늘 처음 2025년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다.
쫓겨다니고 있던 마른 다리의 사슴은
여전히 제 길을 잃은 채,
육아로 일하기도 힘든 여기에서
초점없이 도망만 다니다가
육아가 끝나면,
주저앉아 다가오는 노년만을
맞이할 것인가?
육식동물이 되자.
미국이 유럽도 아시아도 다 잡아먹는
이 시대에서
아이 봐주는 사람이 없어,
아이만 보다가
경력도, 머리에 있던 지식도, 장점도
저 따사로운 햇빛에 안주하다가
언젠가는 불타 없어지기 전에
육아단축근로, 육아휴직, 배우자 육아휴직...
온갖 수를 써서라도
내가 지배하는 삶속
왕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침을 흘리며 날카로운 이빨을
세상에 드러내자 당장 지금부터.
- 부암 마들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