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갱년기 엄마의 조용한 도발
습기가 찬 양파는
서로 엉겨붙어 있다가
곰팡이가 쓸거나 싹이 난다.
땀이 날 지경으로
초등학생 국어, 영어, 국사공부
유치원생 감기로 병원, 약
목욕, 6권에 책을 읽어주다가
'열'이 올라
영양가를 다뺏긴 채,
싹을 위로 올렸다.
다용도실 구석에서
싹을 피운 양파는
쓰레기통에 버리지 않고
'뿌리를 내리도록'
함께하고 싶어졌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듯 '주춤'대더니
금새 하얗고 순수한 뿌리를
내 뱃속에 내리고,
원래 싹에게 방해되지 않게
옆으로 조심스럽게 올라온다.
길쭉해진 기존의 오빠싹들은
겸손하게
아래로아래로 쳐저
새로 난 아기싹을 받쳐준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화려한 화합'으로
오직 갱년기의 입구에서
꿈을 잃어버려
썩지않을까 두려워한 40살 엄마에게
'조용한 극락'이 되어주었다.
-부암 마들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