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코로나의 해였다.
세상이 멈췄고, 메이크업 모델 시험도 멈췄다.
세 번째 도전 끝에 겨우 자격증을 땄다. 71점. 그 숫자를 아직도 기억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청담샵은 25살 미만만 받았다. 나는 이미 한 살 늦은 스물여섯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력서를 넣고 또 넣었다. 그러다 운 좋게 영화 분장팀에 들어갔지만, 그곳은 지옥이었다.
실장은 늘 자리에 없었고, 견습 수준의 나는 배우들의 불만을 다 받아내야 했다.
매일 울었다.
결국, 퇴사했다.
한 달 뒤, 또 다른 샵으로 갔다.
이번엔 원장이 나를 ‘고정’으로 두고 사라졌다.
살 빼라, 옷 입지 마라, 환불은 네가 물어내라.
그래도 버텼다. 1년 3개월 동안.
그리고 마지막 직장은 가장 정상적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때 깨달았다.
나는 메이크업을 평생 하고 싶지 않다는 걸.
출근길과 퇴근길마다 울었고, 결국 3일 만에 그만뒀다.
3일 일한 대가로 받은 건 ‘교육비 환수 조항’이었다.
2024년 11월, 나는 메이크업을 그만뒀다.
실패였다. 분명히.
하지만 그다음 해 6월, 올리브영에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거울 앞의 나를 보며 문득 생각했다.
“버티는 게 이기는 거라면, 나는 지금도 이기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방황 중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안다.
나는 실패 속에서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는 걸.
그리고 그건, 꽤 괜찮은 삶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