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최근까지의 나는
내 우울증이 낫고 있다고 믿었다.
병원을 가는 간격도 4주로 늘어났고
무엇보다 나의 불안이 많이 감소되었다고 느꼈으니까 말이다.
반면, 나의 카드값은 증가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adhd 증상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의사한테 들었다.
의사는 100프로로 그렇게 해석할 수 있지만 해석의 여지는 있다고 얘기했다.
근데 아뿔싸, 언니가 adhd 진단을 받았다. adhd는 유전이 강하다고 한다.
언니는 나에게 너도 자신과 같은 일상이 반복되냐면서 자신의 일기를 보여줬다.
언니의 일기를 보고 나서야 왜 그동안 언니가 물건을 수 없이 잃어버리고
약속된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지 알게 됐다.
하지만 난 언니와 같은 일상이 반복되지는 않았다.
그럼 뭘까. 돈은 미친 듯이 쓰고 야식도 먹는데 분명 나의 불안 때문은 아닐 텐데..
그렇게 그때도 chat gpt에게 물어봤다.
불안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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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난 무언가에 항상 쫓겨왔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빨리 씻고 자야 하는 걸 무슨 타임어택 당하는 마냥 느꼈다.
밥도 엄청 빨리 먹었다.
일도 빨리빨리 처리해야 했다.
아무도 내게 뭐라 하지 않는데 내가 나에게 압박을 주고 있었다.
쫓기고 불안하고 이런 상태에서 소비는
난 이 물건을 사야 만 해라는 심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사고 나서도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소비하고 나서 한 번도 오늘 잘 샀다는 마음은 느끼지 않았다.
사면서도 카드 값 걱정, 나의 과소비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행복을 위한 소비는 아니었다. 즐거움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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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전히 아프구나. 병원을 가는 간격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아프다는 걸 느꼈을 때
다시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느꼈다.
스스로에 대해 아는 것 중 하나는 무기력할 때, 불안할 때, 마음이 지쳤을 때는
시간이 약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 때에 나는 보통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영어공부 방정리 등 해야 한다고 생각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다.
답답했다. 30이라는 나이는 나에게 적어도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 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나는 멈춰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어서 앞으로 가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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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불안은 달래도 진정되지만 꽉 쥐어도 멈춘다.
나는 불안을 진정시키기보다 멈추기 위해 애써왔다.
그렇게 30이라는 나이 압박, 살에 대한 압박을 스스로에게 줬다.
나를 달래는 법
나를 아이처럼 대하고 연민하는 것.
받아보지도 해보지도 않아서 모르지만
시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