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덕질이었다?
내가 처음 중국어를 접한 건 영화 때문이었다.
나는 중학교 때 '천장지구 2'를 봤고 그 뒤로 곽부성에 관심이 생겼다.
그 뒤로 나는 곽부성의 앨범을 사서 듣기 시작했다.
사실 중국어 노래를 들으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래서 공부할 때 듣기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때 그렇게 중국어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Channel V'에서 나오는 중화권 노래들도 듣기 시작하면서 곽부성뿐만 아니라 Channel V에 나오는 많은 중화권 가수들을 알게 되었고 좋아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방학 때 무협지도 비디오로 빌려 본 추억이 있다.
우리 가족들은 나 때문에 강제로 무협지를 봐야 했다.
그때는 테이프를 사던 시기라 곽부성의 앨범이 나오면 사 와서 들었는데
너무 많이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나 못 듣기도 했다.
홍콩의 광동어와 중국에서 쓰는 중국어가 다르다는 것도 몰랐고
곽부성의 광동어 노래 가사를 옥편으로 찾아서 적은 나였다.
그때 옥편에서 나오는 발음하고 광동어 노래의 발음이 달라서 "왜 다르지?" 이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중국어에 대한 개념도 없었던 것 같다.
중국과 중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TV에서 해 주는 '포청천'과 '측천무후'도 봤다. '신조협려'라는 롤플레잉게임도 내가 해 본 첫 게임이었다.
그렇게 중국어 노래와 중국어에 관심이 많아진 나는 대학교 때 중국어학과에 가려고 했다.
하지만 IMF가 터지고 나는 그냥 집 근처에 있는 국립대에 들어갔다.
사실 나는 신설학과에 들어갔는데 그 학과에 전화해서 중국어도 배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해 줘서 그 학과에 들어갔지만 영어만 배웠다. ^^;
하지만 나와 중국어는 인연이 있었을까?
아버지가 할머니를 집에 모시고 싶은데 방이 없어서 내가 중국 어학연수를 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는 발음을 겨우 배운 후에 중국 베이징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그렇게 나는 베이징 어언문화대학(北京語言文化大學,지금은 北京語言大學)에서 중국어를 배웠다.
1년 있다 보니 중국어를 엄청 잘하는 건 아니지만 생활에서 쓸 정도의 중국어는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HSK 6급도 땄다. (예전의 6급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지금의 HSK는 많이 어려워졌다고 들었다.)
중국에서 돌아온 후 졸업하고 회사에서 중국어도 많이 사용할 수 있었다.
나중에 대만에 살게 된 것도 내가 중국어에 두려움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대만에 가고 나서야 내가 봤던 'Channel V' 프로그램이 중국 방송이 아니라 대만 방송이었고 수많이 들었던 대부분의 중국어 노래가 대만 노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곽부성 또한 홍콩보다 대만에서 먼저 인기를 끌고 유명해졌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고
'포청천', '측천무후' 또한 대만 드라마였다는 것을 알고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어를 '보통어'(普通話)라고 하는데 대만에서는 중국어를 '국어'(國語)라고 표현했다.
내가 중국어 노래 앨범을 보면서 왜 '보통어'라고도 하고 '국어'라고도 하는지 몰랐는데 그 이유를 대만에 가서야 알았다.
대만에 가지 않았다면 아마 이것들을 계속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참 신기하다. 공부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듣기 시작한 중국어 노래를 좋아하게 돼서 중국 노래를 듣고 중국어를 배우고 결국 대만에서 살게 된 나.
나는 대만에서 16년을 살았다.
어쩌면 나는 대만에 가게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