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딸과 보낸 5개월 병원 여행의 마지막 밤
어젯밤 잠이 들려고 하는데
어디서 흐느낌이 든다
나는 벌떡 일어나 깜깜한 병실 속에서
왜 울어? 힘들어? 어디 아파?
놀라서 물어본다
고개를 저으며 더 흐느끼는 딸
엄마 미안해..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될까
작은 목소리로..
“뭐가 미안해”
“나 때문에 고생만 하고..”
4인실에 있던 터라 병실을 가리키며
“여기 엄마들 다 그러고 있잖아
엄마만 특별한 거 아니야
엄마는 그러라고 있는 거야
그리고 나중에 엄마 아파서
내가 너한테 계속 미안하다고 하면 좋겠어?
얼른 자 예쁜 얼굴 부어”
아무렇지 않았고
우는 딸을 보며
이제 좀 여유가 생겼구나 안도의 한숨이....
나는 다시 보호자 침대로 가서 누웠다
계속 달래면 더 미안해할까 봐
괜찮아 엄마는 그러라고 있는 거야
17살 딸
5개월 동안 이어진 암치료
8번의 입원 6차 항암 30번의 방사선치료
가을에 시작된 치료가 봄을 바라보고 있다
오늘은 마지막 치료날
병실에 고이 잠들어 있는 소중한 내 딸
안도의 눈물일까
계속 달래면 더 미안해할까 봐
자식을 키우며
그냥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나는 되뇐다
그리고 5개월 동안 짐을 쌌다 풀었다 하며
딸과의 병원 여행을 하였노라
평생의 추억을 만들었노라 생각한다
딸아 오늘 병원 밖을 나오는 순간
우리의 긴 여행은 끝났으니
짧고 즐거운 여행지를 골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