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한 팩 값으로 휴식을..

공간이 주는 행복

by 명랑한쭈

검정치마 콘서트에 간 딸

기다리느라 강제로 두 시간을 보내야 했다

혹시 몰라서 가방에 주섬주섬 책이랑 노트를 챙기고

나온 길

패딩을 입고 입장하면

더워서 불편하다고 하여

너무 추운 날씨라

입장 전 나에게 패딩을 맡기고

들여보냈다

어디서 기다릴까 하다가 투썸 카페에 들어왔다

커피를 끊은 이후로

카페에 들를 일이 없었고

또한 자영업을 시작한 이후로 없었다

뭘 마실까 하다가

커피의 유혹을 뿌리치고

7300원 생딸기 주스를 주문했다

속으로 이 돈이면 조금 더 보태면 딸기 한 팩 값인데..

아줌마의 본성이 드러난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넓어서 그런가

답답하지 않았다

나는 또 예민하기에 아무 자리 나 앉기 싫어

한 바퀴를 쓱 돌았다

딸기주스를 받아 들고 앉는 순간

눈물이 났다 아.. 나의 깐따삐아 발동

내가 이렇게 잠시 아무것도 생각 안 해도 되고

카페에 들어온 게 얼마만인가..

매일 눈뜨면 동물들 챙기는 거부터 시작해서

아이들 밥에 집안 살림에

그리고 필라테스샵 일도 하면서

10월부터 시작한 유튜브

콘텐츠 찍고 올리고

틈틈이 내 운동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나는 불안도가 높아서

어느 것도 놓을 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걸

점점 더 알게 되었다

사람들의 음성 소리도 너무 좋고

피아노 선율도 좋고

건조하지만 살랑 거리며 나오는 히타도 좋다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아 내가 휴식이 필요했구나

집도 아닌 샵도 아닌 곳에서..

이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

또 끄적인다

대학을 준비하는 아들

사춘기 절정을 치닿는 딸

살날이 점점 짧아져오는

강아지 고양이 앵무새를

잠시 뒤로 하고

나도 쉬고 싶었나 보다

이게 뭐라고..

근데 엄마들은 다 이런 마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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