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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Nov 01. 2024

프랑크푸르트

티웨이 기내지 “Change Begins“ 2024년 가을호 수록

“여기도 독일이야?” 만 5세의 첫째 아이가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할 즈음 질문한다. 베를린과는 사뭇 다른 풍경에 지리적 개념은 없는 아이 눈에는 여긴 어딘가 싶은 것 같다. 마침 주말을 맞은 독일의 경제중심 도시 프랑크푸르트는 아침시간 내내 조용하다. 평일이면 여의도를 연상시키는 화이트 컬러와 세미정장차림의 사람들이 어디론가 바쁘게 오가는 모습을 시종일관 보여주는 마인타워(Mein Tower) 앞 공원도 슈퍼카의 빈 엔진 굉음대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로 아침을 시작한다. 여름의 정점인 8월, 뜨거운 태양의 뜨거움과 나무밑 그늘이 기분 좋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 가족은 구도심에서 차로 15분 거리 떨어진 숙소에 자리를 잡았다. 시내 중심가와 구도심이 밀도가 높은 편이라 여차하면 도시 외곽에서 대중교통으로 도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고층타워로 대표되는 프랑크푸르트 시내 중심가는 공항에서도, 기차역에서도, 자동차로도 접근이 용이하다. 독일 내 프랑크푸르트의 위치는 2차 세계대전 후 재편된 서독의 한가운데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어 왔다. 덕분에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철도를 기반으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독일의 허브이자 유럽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인지 환승시간을 활용해 도심지를 탐험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구축되어 온 인프라 덕분이다.  

옛 프랑크푸르트 도시요새(Frankfurter Stadtbefestigung)의 흔적을 간직한 채 도심을 구불구불 둘러싸고 있는 공원은 이제 한적하게 도시를 걷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 되었다. 언제든 구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길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고, 고층빌딩과의 거리를 적절히 조절해 주는 나무와 그늘도 풍부하다. 이 도시를 가장 대표하는 은행가의 고층빌딩이 위치한 도심 서쪽부터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슬슬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관광객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 아닌, 이 도시가 평소에 어떤 모습인지를 가만히 앉아서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곳곳의 벤치에는 간식이나 점심을 즐기는 이들이 있을 것이고, 아마도 주말이 되면 한가해질 것이다.

빌딩과 빌딩 사이 그림자로 선선해진 거리를 슬슬 걷다 보면 어느새 유리를 꼼꼼히 두른 건물들이 끝나고 조금씩 자연석을 입은 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프랑크푸르트의 구도심은 전쟁 후 복구된 상태이지만 그래도 훌륭한 상태이다. 큰 대로와 작은 골목, 이를 둘러싼 중요한 건물들의 외관복원부터, 도시의 재력이 느껴지는 곳곳에 산재된 흥미로운 주제들의 미술관과 뮤지엄들까지, 그간의 노력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구도심의 많은 볼거리 중, 특히 나는 프랑크푸르트 역사박물관(Historisches Museum Frankfurt)을 보고 싶었다.  

프랑크푸르트의 가장 알려진 구도심 명소인 뢰머광장(Römerberg) 바로 옆에 위치해 마인강(Main)을 바라보는 역사박물관은 2018년 마지막 증축을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의 건축가 그룹인 LRO(Lederer Ragnarsdóttir Oei)의 대표작 중 하나로, 이들은 평소 건축적 유희가 넘치는 재치 있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프랑크푸르트 역사박물관 증축과정의 가장 큰 화두는 구도심의 빼곡한 밀도로 인해 더 이상 건물을 늘릴 수는 없는 상태에서 과연 그 많은 추가면적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였다. LRO는 외부로 보이는 건물을 더 짓는 대신 기존 건물의 일부분을 철거하고 건물사이를 살짝 들어 올려 위로는 진입광장으로, 아래로는 새로운 면적을 확보하는 아이디어를 내세웠다. 더불어 건물 곳곳의 특이한 창문과 개구부는 도저히 중세의 것이라고 볼 수 없게끔 독특하게 만들어 이 건물이 구도심만큼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고 반증하고 있다. 과도하게 삐죽 솟은 박공지붕과 적벽돌 같이 쌓아 올린 자연석은주변 건물과의 친밀감을 자아 냄과 동시에 미묘한 구축방법의 차이를 둠으로서 시간의 차이를 과격하지 않게 드러낸다. 특히 진입광장의 중아에 보이는 금색 조형물은 진입광장의 지하에 위치한 공간의 천창이다. 오래된 도심 구조를 이렇게 3차원으로 과하지 않게 풀어낸 작업의 균형감이 뛰어나다.

마인강(Main) 건너편 도심 남쪽은 인산인해로 북적이는 구도심과는 사뭇 다른 한가함을 느낄 수 있다. 길의 맞닿아 있는 건물들이 그다지 높지 않아, 거리의 넓이가 편안하게 느껴지며, 곳곳에 위치한 한적한 공원과 나무들은 마치 마인강을 건너 다른 도시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여타 다른 유럽의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지상층의 다양한 가게들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딱 봐도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듯한 포르투갈 식료품점, 책뿐만 아니라 각종 희귀한 문구류와 함께 '문방구'의 분위기를 내는 서점, 디자인 소품가게, 빈티지옷가게, 우리의 지친 일상을 과감하게 깨부수는 예술작품판매처까지, 도저히 잘 연결되지 않는 가게들의 조합이 더 신기하다.

강가를 따라 큰길로 나오면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알테 브루케(Alte Brücke)를 만난다. 그리고 중세시대부터 마인강을 오가는 중심 연결 동선이었던 이 다리의 중간에 섬처럼 떠 있는 미술관이 하나 있다. 바로 포르티쿠스(Portikus)이다. 프랑크푸르트의 터줏대감 같은 건축가, 크리스토프 매클러(Christoph Mackler)의 작업이다. 겉으로 보기에 기계실처럼 보이는 이 미술관은 프랑크푸르트시와 프랑크푸르트 예술대학에서 운영한다. 차도의 소음이 가득한 다리 쪽 입구에서 미술관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조용하고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젊은 예술가들의 눈에 띄는 작품을 차분하게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영어로는 포치(Porch)라고도 일컫는 ‚포르티쿠스‘라는 단어의 뜻은 내부에 진입하기 전 지붕이 쓰인 외부공간을 뜻하는 말로, 그리스건축에서부터 발견되는 오래된 건축의 요소이다. 보통 ‚진입 전 공간‘의 의미로 많이 쓰이는데 이 건물 역시 프랑크푸르트의 새로운 구도심(neue alte Mitte)에 진입하기 전 공간으로 의도했다고 한다. 마인강 북쪽의 구도심에서 알 테 브루케를 건너 만나는 마인강의 남부지역을 새로운 구도심으로 정의하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 타릭 키즈왓슨(Tarik Kiswanson)의 한 세기(A Century)라는 제목의 작품시리즈를 전시 중이다. 지난 세기 크고 작은 사건들을 표현한 작품들은 입구 천정, 구석 등 예상치 못한 곳에 퍼져있는데, 마치 떼려야 뗄 수 없이 얽혀 있고 상호 의존적인 역사적 사건의 소용돌이를 연상시킨다. 특히 파열(The Rupture)이라는 작품에서 작가는 지난 세기 중요한 조약에 널리 쓰인 만년필 잉크의 구름을 레진으로 시각화했다. 도심 속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과 투명한 블록 속에 굳어버린 잉크가 유사하게 느껴진다.

어느덧 머리 위로 올라온 해를 따라 고픈 배를 채우러 이제 식사할 곳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 금융의 도시답게 독일 내 대도시 중 외국인 비율 1위를 자랑하는 프랑크푸르트에는 그만큼 다양한 음식과 다양한 문화들이 혼재되어 있다. 또한 비즈니스를 위한 출장객들이 일반 관광객보다 많아 왠지 법인 카드를 지참해야 할 것 같은 고급 레스토랑이 도시 곳곳에 많다. 그래도 프랑크푸르트에 왔으니 프랑크푸르트의 전통 음식을 한 번쯤 먹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향한 곳이 바로 작센하우센(Sachsenhausen)이다.  

마인강 남쪽, 구도심에서 남동쪽에 위치한 작센하우센은 전통문화를 구도심보다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네이다. 마차의 통행 때문이었는지 유난히 길바닥의 돌마저 울퉁불퉁한 이 동네에는 프랑크푸르트 하면 떠오르는 음식과 음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우리는 보통 구글 평점도 보고, 가게 입구에 배치된 메뉴의 일관성과 손님들의 분위기도 본다. 대부분 입구까지 직접 가서 메뉴를 들여다보면 관광객들만을 위한 공간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우린 그중에 로스바허 탈(Daheim im Lorsbacher Thal, 직역하면 로스바허 탈의 집)에 들렀다.  

딱 봐도 몇백 년은 족히 될 듯한 거친 벽으로 세워진 공간사이, 뜰에 오밀조밀 테이블들이 붙어있다. 여름인지라 외부 공간부터 손님들이 앉아 있는데, 딱 봐도 우리만 관광객이었다. 일하시는 분들이 잘 차려입으신 전통복장과 알듯 말듯한 뭉개지는 억양이 더욱 현지처럼 느껴진다. 이 정도 분위기면 아마 어떤 음식을 주문해도 성공적일 것 같은 느낌이 확연히 든다. 독일 하면 떠오르는 요리, 슈바인학세(Schweinshaxe, 돼지족발요리)가 네뮤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베를린에는 슈바인학센보다 아이스바인(Eisbein)이 더 많다. 돼지족발의 요리법의 차이에 따라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개인적으로는 껍질을 바삭하게 구운 슈바인학센이 더 맛있다. 아이스바인은 껍질이 부드러운 우리나라 족발과 더 비슷하다. 고맙게도 이 가게에는 우리처럼 다양한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샘플러 메뉴가 있다. 우리는 그루네소세(Grüne Sauce), 프랑크푸르트 소시지(Frankfurter Würstchen), 버섯구이(Pilzen)와 독일식 미트볼 볼레텐(Buletten)을 골랐다. 이왕 프랑크푸르트 전통음식점에 왔으니 아펠바인(Apfelwein)도 한 잔씩 주문했다.

밥을 먹고 구도심 쪽으로 나오니 마침 여름축제가 열렸다. 조용하던 마인강 반대편과 달리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길거리가 꽉 찼다. 제법 큰 축제인지 강가를 따라 놀이기구들도 설치되어 있다. 놀이기구를 본 아이의 눈이 반짝거린다. 풍경사진 좋아하던 부모님을 이해하지 못하던 어린 내 시절이 문득 떠올랐다. 우리는 축제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보았다. 미리 알고 온 행사가 아니라 더욱 흥미롭다. 뢰머광장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전통옷을 입은 독일밴드가 쉴 새 없이 연주를 하고 사람들은 흥에 겨워 노래를 따라 부른다. 많은 사람들 사이로 우연히 마주친 지인들을 만난 현지인들이 자주 보인다. 지나가다가 어? 하고 서로 반가워하면서 인사를 한다.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소음들 사이로 놀이기구 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음악소리가 뒤엉켜 옆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도 잘 안 들릴 정도의 활기가 느껴진다. 역시 축제 기간인지, 우리와 같은 관광객들도 많다. 분명 아침에 고층빌딩 사이의 세련되고 현대적인 한적한 동네에 있었는데 겨우 몇 블록을 두고, 몇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아예 또 다른 도시에 도착한 느낌이다. 축제로 인해 도로가 많이 통제되어 지도와 상관없이 걷다 보니 또 새로운 도시의 얼굴이 보인다.   

축제의 열기로 복잡한 거리를 살짝 피해 걸어가다가  포겔 스타라우스 샵(Vogel Strauss, 콘셉트스토어)을 만났다. 팝업 스토어와 유사한 형태의 이곳에는 요즘 트렌디한 아이템들이 많다. 건물의 뜰에 해당하는 호프(Hof) 한쪽에는 작은 음식점도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고 간단하게 먹고 쉴 수도 있다. 이미 친구들과 모인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또 다른 축제의 현장이다.  

해가 살살 힘이 빠질 때쯤 다시 마인강가를 찾았다. 독일은 6월 6일쯤을 기점으로 끝도 없이 길어지는 해가 다시 짧아지기 시작한다. 그 뒤로 2달이나 지나 이제는 9시 정도가 일몰시간이다. 길어진 해와 함께 우리는 슈타델뮤지엄(Städel Museum) 근처 마인강가로 내려갔다. 여전히 축제의 열기로 반짝거리는 강가의 반대쪽을 바라보기 위해서였다.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불빛은 시끄럽지 않아 더 좋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로 우리는 맥주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거위 떼도 슬슬 잠이 들다가 아이들의 시끌벅적 노는 소리와 산책 나온 개의 장난에 놀라 후다닥 도망친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큰 짐을 나르는 대형선박과 유람선이 차례로 지나간다. 선선한 바람까지 부니 낮에 흘렸던 땀이 무색해진다.

월요일 아침이 되자 빌딩숲에는 우리가 상상했던 하얀 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가득 찼다. IT, 스타트업류의 직업이 많은 베를린의 출근길에서는 별다른 출근복장을 찾아보기 힘들다. 캐주얼한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을 주로 봐서 그런지 더 생소하다. 어제 우리가 강가에서 봤던 그 신났던 사람들은 또 다 어디 있을까.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들과 함께 시장으로 가서 빵을 샀다. 시장에는 육질 좋은 고기와 잘라 미가 잔뜩 걸려있고 빛깔 좋은 과일도 가득이다. 어제저녁 강가에서 먹은 브레첼(Brezel)은 하나에 3유로에 맛도 그다지이었는데 역시나 시장 안의 빵집은 2유로도 되지 않는 금액에 맛은 더 훌륭하다. 푸석하지 않고 더 쫄깃쫄깃하며, 과하게 짜지도 않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브레첼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다. 식사 대용으로도 간식으로도 많이 먹는다. 우리의 아이들의 최애빵이기도 하다. 한국에 방문했을 때 유명 브레첼 체인점에서 사 먹고 놀란 적이 있다. 달고 짜고 고소해서 맛있긴 한데 가방에 대강 넣고 다니면서 아무 때나 뜯어먹는 빵이 아니라 고급진 디저트의 느낌이었다. 독일 슈퍼에서는 심지어 50센트도 하지 않지만 갓 구워져 나온 브레첼은 손을 멈추기 어렵게 계속 먹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이제 빵을 샀으니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사기로 했다. 커피를 주문하려고 줄을 서있는데  앞사람의 커피가 유독 맛있어 보인다.  „방금 저 사람이 주문한 건 뭐야? “ „라티노(Latino)“라는 커피라고 한다. 나도 그걸로 한 잔 달라고 했다. 스페인에서 먹던 "코르타도(Cortado)"와 비슷하다. 에스프레소에 우유 조금과 거품을 올려주는 커피인데 한쪽 구석에 앉아서 신문을 잠깐 읽고 입에 툭 털어놓고 출근하기 딱 좋은 맛이다. 워낙 오래된 가게이다 보니 단골들도 많고 관광객도 많다. 월요일 아침에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가게 앞 야외 테이블에 앉아 수다 삼매경에 빠져계신다. 수십 개의 로스팅된 커피들이 방앗간처럼 쌓여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도 인상 깊었던 사발에 커피를 잔뜩 갈아 넣고 미숫가루 타듯이 숟가락으로 무심하게 푹푹 퍼서 커피를 내리는 건 여전하다.  

후에 "발란스델리(Balance Deli)"라는 카페를 찾았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하는 업체에서 카페와 상점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주소를 찾아가 보니 큼지막하게 "발란스델리"라는 사인물이 있는데 어딜 봐도 카페가 보이질 않는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요가와 필라테스를 위한 제품과 옷등을 파는 샵이다. 두리번거리면서 멋쩍어하니 직원이 다가온다. 혹시 여기 카페 아니냐고 하니 익숙한 듯 웃으면서 이 밑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계단을 내려가는 공간 밑 카페가 있다. 그리고 수련을 하는 공간도 함께 운영된다. 브런치와 음료 등은 모두 건강식이고 요가프로그램에 참여도 가능하다고 한다. 착즙주스와 요구르트 볼, 아보카도 토스트 세트를 시켜보았다. 아이와 함께 먹어도 무방할 정도로 건강하면서 맛있다. 유난히 기름진 음식이 많은 독일에서 하루는 몸과 마음에 쉼을 줄 수 있는 장소다.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의 1층이라 해가 잘 들지 않는 자투리 공간이 될뻔한 곳을 복층으로 여러 가지 기능을 섞어 놓은 건 훌륭하다. 높은 천장고를 투명한 유리 계단을 걸으면서 마음껏 즐기고 밑에 도착해 요가 및 필라테스 수업장소로 들어가는 통로 공간을 라운지처럼 쓰고 있었다. 아마도 스트레스가 많은 바쁜 직장인들이 짬을 내서 틈틈이 운동을 하고 건강한 브런치를 즐기고 싶은 욕구를 공략한 장소인 것 같다.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 착륙예정이라는 기장의 친절한 안내가 나오면 열심히 좁은 창문을 통해 곧 도착할 유럽의 관문, 프랑르푸르트의 스카이 라인을 염탐하기를 바란다. 특히나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도심과 가까워 이륙과 착륙 시에 도시를 관찰하기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비록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여러 조시의 다양한 고층빌딩을 거의 평생 동안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살며 일한 한국인들에겐 별 특별한 것 없는 광경일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은 유럽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특이한 스카이라인과 구도심이 어우러진 독일의 경제중심 프랑크푸르트이다. 친숙한 모습으로 유럽의 매력을 소개하는 이 도시는 그렇기에 유럽의 관문이란 별명이 더욱더 잘 어울린다. 환승시간에 쫓겨 터미널을 옮겨 다닐 생각 말고 부디 몇 시간 더 넉넉히 배려해 구도심을 꼭 밟아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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