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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Jul 18. 2019

상상과 현실의 차이

by 베를린 부부-Piggy

신생아를 배 위에 얹고 누워서 여유롭게 책을 읽거나 같이 자는 장면은 TV나 잡지에서 자주 등장한다. 배 위에서 쌔근쌔근 잠이 든 아기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누워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아기가 태어나고 일부러 하려고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것도 거의 매일 아기는 내 배 위에서 잠을 잔다. 팔다리가 저리고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아기가 깨는 것보단 차라리 참는 것이 백배는 낫기 때문에 오늘도 참고 누워있다.


출산 전에 상상했던 모습은 대부분 매체를 통해 보거나 듣게 되는데 현실과는 다른, 마치 찰나의 순간을 찍어 올리는 SNS의 행복처럼 좋아 보이기만 했다. 아름답게 욱, 손으로 입을 막으며 입덧을 하고 아기의 태동에 마냥 행복해하는 임산부의 모습, 잠이 많아져서 시도 때도 없이 자거나 여유롭게 산책을 하는 모습 등 수도 없이 많은 순간들이 TV를 통해 보인다.


현실은 테킬라를 병째로 마신 다음날의 숙취를 안고 배를 탄 것 같은 입덧, 배는 터질 것 같은데도 먹지 않으면 속이 아파서 먹어야 하는 먹덧, 밤낮으로 쉴 새 없이 발차기를 하는 아기의 태동에 갈비뼈를 맞아서 숨이 턱 막히는 고통, 혈액순환이 안돼서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거나 밤새 화장실을 가야 해서 몇 시간 못 자는 날들, 다리가 붓고 환도뼈가 아파서 절뚝거리면서 겨우 걷는 날들....


아기가 태어나면 더 이상 놀랄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상상과 다른 현실에 오늘도 당황하는 중이다.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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