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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Jul 25. 2019

공부 열정(feat. 기저귀 사용후기)

by 베를린 부부-Piggy

 

뒤늦은 서울대욕심
단호한 치킨

육아는 아이템빨이라고 했던가. 아기를 재워놓고 핸드폰으로 아기용품을 리서치한다. 개미지옥 같은 육아 아이템의 세계는 지금껏 내가 살던 세상의 쇼핑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그렇게 와인이나 진지하게 고르고 살던 나는 아기용품에 눈이 떠지기 시작했다. 내 물건을 구입할 때는 비교는커녕 같은 물건도 제일 비싸게 사는 재주가 있었는데 아기용품을 구입할 때는 성분표까지 나름 열심히 따져본다. 육아서적을 읽고 맘 카페에 검색을 하다 보면 잠잘 시간도 모자란 밤 시간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버리는지.  


독일에서 육아를 하다 보니 어떤 제품을 쓰는지 종종 문의를 받곤 한다. 그중 가장 많은 질문은 기저귀와 분유인데 아무래도 아기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른이나 애나 먹고 싸는 문제는 삶 그 자체일 테니. 그래서 이번화는 이 곳에서 내가 써 본 기저귀를 소개하려고 한다. 


생리대의 흡수 물질이 얼마나 여자에게 안 좋은 지를 생각해보면 24시간 동안 주야장천 몇 년 동안을 차고 있을 아기의 기저귀는 얼마나 중요한가. 아기 엉덩이에 발진이라도 생기면 어쩐단 말인가. 게다가 기저귀는 썩지도 않을 텐데 전 세계에서 매일같이 버려질 개수를 생각하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천기저귀를 사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아니,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그렇게 삶을 각박하고 피곤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일회용 기저귀를 써도 하루가 쉴 틈 없이 돌아가는데 천기저귀를 빨고 말리고 한다고 상상만 해도 이미 지친다.





내가 써 본 기저귀를 주관적인 기준으로 비교해보았다.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인 사용후기이니 참고만 하면 될 듯하다.)


1. DM과 Rossmann의 자체 제작 상품

우선 싸다. 싼 가격에 비해 크게 나쁘지도 않지만 좋지도 않다. 우리는 신생아 시절 아기가 소변을 한 번만 싸도 갈아줬는데 부담 없이 쓰기 좋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주 좋은 제품이라고 몇 시간씩 채우는 것보다 자주 갈아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특히 신생아 때는 숨만 쉬어도 싸기도 하고 자주 울 때 기저귀라도 갈아주면서 시간을 벌었던 것 같다.

*DM에서 에코 버전으로 새로 나온 제품이 있다. 기저귀가 뭔가 종이 같은 느낌이 드는데 흡수체를 적게 넣어서 그런지 사이즈가 일반 제품에 비해 크다. 나름 만족도가 높았다.


2. 팸퍼스 드라이

우선 소변을 봐도 색이 변하는 선이 없다. 지금은 아기 기저귀를 만져만 봐도 어느 정도 쌌는지 알지만 신생아 때는 알 수가 없어서 한번 써보고 다시 구입하지 않았다.


3. 팸퍼스 프리미엄

기저귀를 선택하기 전까지 가장 많이 사용했던 제품으로 흡수력이 좋아서 만족했었다. 그런데 하얀 알갱이가 자주 묻어 나와서 유기농 기저귀를 알아보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소변이 많이 차면 기저귀의 겉면이 꽉 찬 비닐의 느낌이 많이 난다. 


4. 팸퍼스 퓨어

웬만한 유기농 기저귀만큼 비싸다. 아마존으로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할인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대기업에서 만든 유기농 기저귀 느낌.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 팸퍼스의 제품보다는 부드럽지만  동일하게  화학 냄새가 나고 하얀 알갱이가 묻어 나오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지불할 필요가 있나 싶다. 팸퍼스의 최강점인 흡수력은 인정한다.


5. 독일 유기농 기저귀, 릴리두

아기가 태어났을 때 지인에게 선물로 받아서 사용했다. 다른 기저귀보다 확연히 다르게 부드럽고 가볍다. 아기 피부에 뭔가 더 좋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신생아 때 우리도 서툴러서 그랬는지 소변이 잘 새서 선물 받은 것만 쓰고 따로 구입하진 않았다가 다시 써보려고 테스트박스를 주문해서 사용해봤다. 가격은 사악하지만 정기배송을 신청하면 가격이 할인된다. 아직까지 새지도 않고 하얀 알갱이도 안 나와서 만족하고 있다. 특히 부드러워서 아기 허벅지에 자국이 나지 않는다. 의미 없지만 기저귀에 그려진 일러스트가 귀엽고 선택 가능하다.


6. 스웨덴 유기농 기저귀, 네티

역시 가격은 사악하고 구입처도 BIO마켓에서만 가능하다. 정기배송 시스템이 있는데 다른 상품처럼 할인가 적용은 없다. 테스트박스를 주문해서 사용해본 결과 인공적인 냄새가 나지 않고 종이 느낌이 난다. 릴리두와 비슷한 점은 인공적인 화학품 냄새가 나지 않다 보니 소변이 차면 냄새가 팸퍼스에 비해 더 난다. 그리고 기저귀 바깥면에 소변 색이 노랗게 보이는데 딱히 새거나 하진 않는다. 신랑은 가격이 저렴한 DM의 에코 기저귀와 느낌이 많이 비슷하다고. 기저귀를 고정하는 접착면이 많이 약하다. 역시 의미 없지만 기저귀에 그려진 일러스트가 귀엽다.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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