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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Aug 01. 2019

엄마의 두 얼굴

by 베를린 부부-piggy

육아는 결국 체력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체력은 국력이라고 하더니 이제 육아까지 체력이 필요하단 말인가 코웃음 치던 나를 찾아갈 수만 있다면 어서 체력을 기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뻐 보이는 아기는 하루를 오롯이 보내고 남은 체력이 마이너스를 향할 때쯤 잘 시간이고 하루 중 가장 고난도 미션인 재우기의 단계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침의 서로를 향했던 사랑스러운 눈빛을 뒤로하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누르며 재우게 된다. 


맘 카페를 들락거리며 이맘때쯤 아기는 몇 시간을, 언제 자는지 찾아보고 왜 우리 아기는 안자는 건지, 다른 집 아기는 잘 만 자는데를 반복하다 보니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뭘 잘못한 걸까, 뭐가 문제가 있는 걸까 수도 없이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생각 속에 몸도 마음도 병이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독일 아기들은 6시부터 자네, 7시부터 자네 하면서 어찌나 일찍들 자는지. 


하지만 이제는 아기의 기질을 인정하며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묵묵히, 천천히 기다려보려고 한다.라고 쓰고 싶지만 오늘도 난 맘 카페에 백번은 들어갔다 나왔다. 그저 자기 전에 생각할 뿐.


내일은 더 많이 웃어야지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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