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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Aug 22. 2019

독일의 초기 이유식, 흰당근 퓨레

by 베를린 부부-Piggy

어느덧 4개월 차, 조금 빠르게 이유식을 시작했다. 독일식이니 한국식이니 뭘 봐도 사실 뭔 말인지도 잘 모르겠길래 우선 먹는 연습 정도라는 초기는 시판 이유식을 먹여보기로 했다.

한국은 쌀미음부터 시작하지만 독일은 쌀이 주식이 아니어서 그런지 야채나 과일을 한 가지씩 퓨레로 준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추천하지 않는 당근이 독일에서는 첫 이유식의 식재료이다.


마침 힙(Hipp)에서 받은 당근 퓨레 샘플이 있었고 아기는 무난하게, 그리고 생각보다 잘 먹어주었다.

우리 아기가 잘 먹는구나 생각하면서 본격적으로 다음 단계로 많이 먹인다는 흰 당근(사실 단어 자체가 비호감이다. 흰 당근이라니) 퓨레를 먹이던 날, 고작 4개월 차인 아기도 헛구역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연인가 싶어서 몇 숟가락 더 먹여보려 하니 아기는 악을 쓰며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날을 시작으로 독일에서 파는 시중 이유식을 브랜드별로 줘도 아무것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

이 무슨 흰 당근의 저주란 말인가.


결국 나는 다시 쌀미음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에서 공수된 아기용 유기농 쌀가루와 힙(Hipp)에서 나온 쌀가루를 다 갖고 있는데 한국식은 냄비에 저어가며 끓이는 것인 반면, 독일식은 쌀가루를 물에 풀어서 분유와 섞은 후 떠먹이는 방식이다.

상상해보면 분유에 섞여 먹이는 독일식이 더 맛있을 거 같긴 한데 아기가 먹어야 먹는 것이니 아직은 모르겠다.


첫 한 달은 이렇게 저렇게 다양하게 주면서 놀이하듯 아기의 입맛을 찾아보려고 하는데 흰 당근의 역습으로 시작부터 어려워졌다.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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