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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를린부부 Sep 12. 2019

셀프 아기 여권사진 찍기

by 베를린 부부-Piggy

한국에 가려니 우선 아기 여권이 필요하다. 어른도 굴욕사진이 난무하는 여권사진을 혼자 앉아있지도 못하는 아기를 찍으려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니 아빠가 하얀 천을 뒤집어쓰고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 신생아의 귀는 달라붙어있다 보니 잘 보이지 않아서 귀 뒤에 휴지를 말아 넣고 찍은 사진 등 다들 최선을 다해 찍고 있었다.  

우리도 아기를 범보 의자에 앉혀서 찍어봤다가 소파에 눕혔다가 이리저리 해보니 바닥에 흰 천을 깔고 위에 아기를 눕히고 찍은 뒤 포토샵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수십 장의 사진을 찍는 동안 아기는 울고 웃고 움직이고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다. 


한 장으로는 불가능하고 정면을 응시하고 무표정하게 있는 얼굴과 움직이지 않은 어깨를 따로 골라서 포토샵으로 합성을 했다. 


어린 아기일수록 정면에서 사진을 찍으면 귀가 잘 안 보이고 목이 구분되지 않는다. 

또 입이 살짝 벌어져있기도 하고 눈이 정면을 정확하게 향하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놓고 아기가 눈을 감고 있던지 아예 옆을 보고 있던지 수준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넘어가 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어떤 사진관은 아예 합성할 수 있는 어깨 사진에 아기의 얼굴만 넣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뭐, 집에서 셀프로 찍으나 사진관에서 찍으나 합성은 필수라는 것이니 부담 없이 집에서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건축사무실에서 일하는 신랑과 그림 그리는 아내와 아기가 살아가는 베를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연재합니다."


인스타그램 @eun_graf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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