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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식문화기록자 Aug 22. 2019

과객의 제사상

한산 이씨 대산 이상정 종가


대산 종가는 큰길 옆에 위치해 길을 지나는 과객들의 출입이 잦았다고 한다. 종부는 이상정 선생의 조부 때의 일화를 소개했다.


어느 날 해가 넘어갈 무렵, 한 나그네가 문을 두드리며 하루를 묵게 해 달라고 해서 조부는 손님을 사랑에 안내하고 며느리에게 저녁상을 내오도록 했다. 며느리가 상을 내왔으나 과객은 윗목으로 상을 물리고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저녁을 먹지 않은 과객에게 조부가 물어보니 먼 길을 떠돌다 보니 제사 모실 형편이 못되어 시간이 되면 이 저녁상으로 제사를 지내고 먹고 싶다고 했다. 딱한 사정을 들은 조부는 며느리에게 제사상을 따로 마련하게 하고 차린 상으로 끼니를 해결하라고 했다. 그날 밤, 조모의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며느님이 차려준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며 흰 구슬 2개를 주었다고 한다. 꿈에서 깨고 나니 실제로 구슬이 손에 쥐어져 있었고 그 뒤 며느리에게 태기가 있어 태어난 아들이 바로 이상정 선생이었다. 대산 이상정 선생이 태어난 후 구슬 한 개가 없어졌으며 소산 이광정 선생이 태어난 날 나머지 구슬 한 개가 없어졌다고 한다.


대산 선생은 퇴계 이황의 영남학파의 학통을 계승해 '소퇴계'라 불리는 대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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